오는 20일 공식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역대로 가장 낮은 지지율에서 국정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유력 정치인, 스타 가수 등도 대거 취임식에 불참하겠다고 의사를 밝히고 있어 어느 때보다도 '썰렁한 취임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 4~8일 미 전역의 103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4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가장 낮은 지지율이다. 특히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1%로 '지지한다'는 응답보다 오히려 더 높았다.
트럼프 이전 대통령 당선자들은 취임 직전 과반이 훌쩍 넘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버락 오바마 현임 대통령은 2009년 83%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한 바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각각 61%, 68%의 높은 지지율을 자랑했다.
트럼프의 이번 지지율은 앞선 조사 결과보다도 더 떨어진 수치다. 지난해 12월 7~11일 진행된 조사에선 응답자의 48%가 트럼프 지지를, 48%가 반대를 표명했다. 그동안 지지율은 4%포인트 하락한 반면 반대는 3%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취임식 보이콧' 입장을 속속 내놓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현재 취임식에 불참 의사를 밝힌 민주당 의원은 14명이다. 이들은 트럼프의 인종·종교·여성차별과 러시아의 대선 개입 해킹 사건 등을 이유로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흑인 인권운동가 출신 존 루이스 하원의원은 "러시아가 이 사람(트럼프)이 대통령이 되도록 도왔다"며 "합법적 대통령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14일 트럼프의 반(反)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이민자들의 시위를 시작으로 취임식 당일까지 미 전역에서 반 트럼프 시위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NPR방송은 취임식 당일 수십 여개 단체가 트럼프 반대 시위를 계획하고 있으며 수 만명의 반대 시위자들이 취임식에 참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더구나 A급 스타 가수들도 트럼프 측의 축가 요청을 줄줄이 거부하고 있다.
지금까지 취임식에 초대받았으나 거부 의사를 밝힌 가수들은 셀린 디옹·엘튼 존·안드레아 보첼리·샬럿 처치·DJ 모비 등 10명이 넘는다.
현재까지 트럼프 취임식에 참가하는 가수는 컨트리 음악 가수 토비 키스,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카스 갓 탤런트' 준우승자 재키 에반코 등이다.
취임식 당일에는 90만 명의 관람객이 참가할 전망이다. 8년 전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 당시의 200만 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숫자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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