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 사건 직후 북한을 배려하던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의 도를 넘은 비판에 급기야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강철 북한 대사의 기자회견을 반박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권열 기자입니다.
【 기자 】
한국과 말레이시아가 결탁했다는 강철 북한 대사의 주장을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망상과 거짓'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말레이시아를 심각하게 모욕하는 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도 강 대사의 주장에 불쾌감을 나타냈습니다.
▶ 인터뷰 : 나집 라작 / 말레이시아 총리
- "우리 경찰과 의사는 전문가입니다. 저는 그 사람들이 객관적으로 일을 한다고 믿습니다."
말레이시아는 사건 직후만 하더라도 북한이 김정남 사망의 배후라는 것은 추측일 뿐이라며 북한의 입장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김정남 부검 이후 북한이 말레이시아 정부를 향해 근거 없는 비난을 쏟아내자 강경 대응으로 돌아섰습니다.
어제는 강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강력히 항의하고, 평양 주재 대사까지 말레이시아로 불러들였습니다.
말레이시아와 북한의 공방이 격화하면서 44년간 우방 관계를 유지해 온 두 나라 사이도 틀어지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북한의 첫 무비자 협정 체결국으로, 북한의 외교·첩보 활동의 거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비자 규제 강화는 물론 단교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1983년 미얀마에서 폭탄 테러를 일으켜 미얀마와의 국교 단절을 겪기도 했습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 [ 2kwon@mbn.co.kr ]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