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슬쩍 돈줄 죄는 일본은행 왜?

일본은행(BOJ)이 설정한 자산매입규모가 연간 목표치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의 신호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13일 BOJ가 지난달 공개한 3월 자산매입 계획을 분석한 결과 이런 속도가 향후 11개월 동안 유지될 경우 BOJ의 연간 자산매입 규모가 66조엔에 그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BOJ가 목표로 내건 연간 80조엔보다 18% 적은 수치다.
BOJ는 지난해 1월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설정했다. 지난해 9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금융완화 정책을 본원통화량 중심에서 장·단기 국채금리 조절로 전환하면서 10년물 국채금리를 0% 수준에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자산매입규모는 연간 80조엔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후 투자자들은 BOJ의 일일 매입액을 일일이 조사하면서 양적완화와 수익률 곡선 통제가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해왔다.
블룸버그가 분석한 결과 BOJ가 이번달 매입할 국채 규모는 8조9000억엔으로 추산됐다. 이 속도를 앞으로 1년간 유지할 경우 자산매입규모는 107조엔에 이른다. 그러나 기존 보유 채권 중 41조엔이 만기돼 자산매입 순 증가액은 66조엔에 그친다.
이 중 10년물 이상 국채의 매입 규모는 1조5000억엔 정도로 지난해 1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도입됐을 당시보다 32% 감소했다. 1~5년물 국채매입 규모는 같은 기간 8.6% 줄었다.
무구루마 나오미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선임이코노미스트는 "BOJ가 연간 자산매입 목표치를 축소하려 한다면 아마 이를 계속 반복해야 할 것이며 이는 분명 테이퍼링처럼 보일 것"이라며 "BOJ가 이런 의혹을 피하고자 한다면 오는 7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월간 구매 수준을 연간 목표인 80조엔 수준에 맞게 재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대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