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여성의 시신이 잇따라 도난당하고 있어 중국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결혼을 하지 않고 사망한 남자의 부모들이 죽은 아들의 배필을 찾아주기 위해 시신을 도난·밀거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관영 신화통신은 정부에서 1949년 금지한 '명혼' 풍습이 계속 행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명혼이란 결혼을 하지 못하고 숨진 남성을 위해 사후결혼식을 올려주는 중국 풍습이다.
통신은 "이러한 풍습이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며 "부모들은 미혼 여성의 시신을 수천만 위안에 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가 가장 심각한 산시성 훙둥에서는 지난 3년간 매장된 여성시신이 27구 도난당했다. 일부 범죄조직은 살인을 저질러 시신을 내다파는 것으로 전해진다.
익명을 요청한 한 부모는 지난해 18만위안(약3000만원)을 들여 어린 신부의 시신을 구입해 아들 곁에 묻어줬다고 전했다. 이 부모는 누군가 '며느리'의 시신을 훔쳐갈 것을 우려해 주기적으로 묘지를 들르고 있다. 또 다른 부모는 일찍 떠난 장남을 위해 연봉의 절반을 들여 새색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에서는 묘지를 콘크리트로 덮거나, 마당에 터를 마련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일부 부모들은 딸이 죽으면 묘지 앞을 수개월 동안 지키기도 한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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