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첫해 여행 경비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8년 임기 동안 여행 경비로 쓴 금액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됐다.
CNN은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80일 동안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개인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 방문 경비로 2160만 달러(약 246억원)를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임자인 오바마 전 대통령의 2년 치 여행경비와 맞먹는 규모다.
대통령의 여행경비는 각 사안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추산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CNN은 2016년 미국 회계 감사원 보고서에 등장한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13년 플로리다 방문 내용을 근거로 삼아 이를 추정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8년간 모두 9700만 달러(1112억원)를 여행경비로 썼는데, 이는 스키 여행과 연례 가족여행 등 사적인 여행은 물론 공무 출장 여행도 포함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단 21일 간의 마러라고 개인여행에만 2160만 달러를 썼다. 산술적으로 계산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80일 만에 사용한 여행경비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2년 치 비용(약 2420만 달러)에 근접한다.
이런 추세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1년 치 여행경비는 재임 8년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쓴 것을 가뿐히 능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호화 여행'은 그가 과거 오바마 전 대통령이 '호화 휴가'를 보낸다고 끊임없이 비판했던 행동과 맞지 않는다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1년 자신의 트위터에 "습관적으로 휴가를 가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금 하와이에 있다"며 "이번 여행에 국민 세금 400만 달러(46억 원)가 들어간다"고 공개적으로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난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허리띠를 졸라매라'며 연방정부의 예산 삭감을 압박한 것과도 상반된다고 CNN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방위비 이외의 연방예산 지출을 540억 달러 삭감하라고 강력히 요구했기 때문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리조트 여행은 4월 이후로 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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