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혐의로 23일(현지시간) 피아트크라이슬러(FCA)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거대 자동차회사가 또다시 배출가스 조작 의혹에 휘말리면서 '폭스바겐 스캔들'이 다시 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독일에서는 검찰이 메르세데스-벤츠로 유명한 다임러 AG에 대해 디젤차량 배출가스 조작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미국 법무부가 FC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FCA가 막대한 과징금을 물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FCA는 2014년부터 판매한 10만4000대의 지프 그랜드 체로키의 배출가스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미국 환경청(EPA)은 지난 1월 FCA가 "배출가스를 통제하는 보조 장치를 설치했으면서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며 청정대기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소송 소식이 전해진 이날 FCA의 주가는 장중 4.1% 급락했다.
법무부는 FCA가 문제가 된 차량의 판매를 중단하고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FCA가 과징금을 내게 된다면 최대 46억달러(약 5조 2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FCA는 "미국의 배출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장치를 설치하지 않았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독일 검찰은 이날 다임러의 11개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다임러도 이날 "자사 일부 직원들이 배출가스 조작 의혹에 연루돼 조사를 받고 있다"며 수사
다임러가 보유한 브랜드 중 어떤 모델이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달 초 다임러가 2017년형 벤츠 디젤 모델에 대한 미국 규제당국의 심사를 철회했다는 점에서 벤츠 또한 배출가스 조작 의혹에 휘말렸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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