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수당의 국정계획안을 담은 '여왕의 연설'이 가결됨에 따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과반을 상실한 보수당 소수정부의 취약함이 드러나 불안한 정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영국 하원은 6월 29일(현지시간) 보수당 정부의 주요 입법계획들을 담은 '여왕의 연설'에 대한 표결을 벌여 찬성 323표, 반대 309표로 가결했다 . 여왕의 연설은 6월 22일 발표된 것으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법안 8개를 포함해 총 27개의 입법 사항이 담겨있다.
메이 총리는 6월 8일 조기 총선에서 보수당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해 리더십이 추락했다. 하지만 여왕의 연설 표결을 며칠 앞두고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과의 협상을 통해 가까스로 소수정부를 출범시켰다. '여왕의 연설' 가결은 DUP가 보수당 소수정부를 지지하기로 한 합의를 이행한 결과였다. 노동당이 제출한 수정안은 과반을 넘기지 못해 부결됐다.
메이 총리는 총선 후 첫 시험대였던 '여왕의 연설' 표결의 고비를 넘겼지만 보수당 소수정부의 의회장악력은 급격하게 축소됐다.
스텔라 크리시 노동당 의원은 '여왕의 연설' 투표가 있기 전 북아일랜드 여성들이 영국에서도 무료 낙태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수정안을 올렸다. 메이 총리는 이 수정안이 보수당 일부 의원들의 지지까지 얻어 가결될 조짐이 보이자 부랴부랴 법안을 표결 없이 수용한다고 발표했다. 메이 총리가 하원 표결 패배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수정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톰 브레이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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