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성 지진서 빠져나온 한국 관광객들…'악몽같은 기억'
강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중국 쓰촨성 주자이거우현에서 빠져나온 한국 관광객들의 지진 관련 발언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8일 오후 9시 중국 쓰촨성의 주자이거우현에서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주자이거우에 있던 한국인 관광객 109명은 여행사의 버스와 렌터카, 그리고 중국 당국이 마련한 교통편 등을 이용해 9일 밤부터 10일 새벽까지 순차적으로 청두에 도착했습니다.
청두의 안전한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낸 관광객들은 다소 안정을 되찾았으나, 불안감은 여전해보였습니다.
진원지에서 80㎞ 정도 떨어진 주자이거우 쉐라톤 호텔에 있다가 청두로 이동해온 한국 관광객 20여명은 지진 발생 당시의 상황을 "공포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0관광객은 10일 한 매체에 "지진이 났을 때 샤워실에 있었는데 샤워부스가 완전히 흔들릴 정도로 큰 진동이 있었다. 여기저기서 비명이 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 호텔 밖으로 뛰쳐나가기 시작했다"고 다급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한 관광객은 호텔 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가 지진의 충격으로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면서, 강한 진동이 느껴졌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관광객은 "호텔 천장에 있던 장식물과 마감재가 투숙객들 위로 떨어지면서 다친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며 "한 중국인은 머리에 피를 흘려 붕대를 감고 있었고, 찰과상을 입은 사람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관광객은 "갑자기 정전되니까 방향을 잡기도 어렵고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며 "그렇게 큰 건물 전체가 흔들리니까 사람들이 넘어지기도 하고 다들 공황상태에 빠진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지진 발생 후 5시간이 지나고서야 주자이거우를 떠날 관광객들은 짐을 챙기기 위해 임시 개방된 호텔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짐을 챙기는 것도 층마다 6∼10명씩 인원 제한을 둬 안전요원의 지시에 따라 진행됐습니다.
한국 관광객들도 9일 오전 6시 떠날 채비를 마치고 날이 밝자마자 여행사 버스를 이용해 청두로 향했습니다.
돌아오는 길 역시 순탄치 않았습니다.
전날 지진과 최근 쓰촨 지역에 이어진 폭우로 길 이곳저곳이 산사태로 막히거나 길에 장애물이 놓여져 있는 탓에 도로 사정이 여의치 않았고, 음식 먹을 곳도 마땅치 않았습니다.
청두
청두 총영사관 관계자는 "관광객들이 빨리 한국으로 귀국하길 원하고 있어 항공사 측과 협의해 최대한 일찍 귀국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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