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어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으로 보호무역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음에도 세계 경제는 아랑곳없이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점진적으로 벗어나고, 각국 중앙은행들이 적극적인 저금리 정책을 펼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월스트리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세계 주요국의 경제가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동반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하는 주요 45개국의 경제가 올해 모두 성장세를 보였으며, 이들 중 33개국은 성장에 가속도가 더 붙고 있다는 게 WSJ 설명이다.
세계 경제가 동시에 성장세를 나타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진 시기는 금융위기 직전을 제외하면 1980년대 후반과 1973년 석유파동이 시작되기 몇 년 전 기간 뿐이었다.
WSJ은 "동시다발적인 경제 성장은 일본 자동차 업체와 인도네시아 석탄 채굴업체, 독일의 지게차 제조업체 등 대상을 가리지 않고 세계 각국 기업들의 부를 불려주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에서 민족주의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는 시기에 세계 경제가 동시 성장세를 보인다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성장률을 올해 3.5%, 내년 3.6%로 각각 전망했다. 지난해(3.2%)와 지지난해(3.1%) 성장률보다 높은 수치다.
그간 고전을 면치 못하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는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유로존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2.1%를 기록했고, 실업률은 8년 만에 가장 낮은 9.1%로 떨어졌다. 국가 부도 위기를 맞았던 그리스도 마침내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OECD는 올해 그리스의 성장률을 1%로 전망했는데 이는 10년 만의 최고치다.
강력한 국내 수요에 힘입어 일본 경제는 지난 2분기 4%의 성장률을 보였다. 브라질 등 글로벌 원자재 가격 폭락에 고전했던 신흥국들도 시장이 안정되면서 안도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에 빠졌던 브라질은 올해 GDP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서고, 내년에는 2%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WSJ는 진단했다.
증시도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가 연초 이후 10.37% 상승했고, 홍콩 항셍지수는 24.55%, 그리스 종합지수(Athex)는 28.82% 올랐다. 아르헨티나와 터키 증시는 40% 육박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WSJ은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세
[노현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