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6차 핵실험을 계기로 한국에서 전술핵 재배치 주장과 일본의 핵무장 주장이 거론되는 가운데 중국이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주변에서 나오는 이런 주장에 중국은 아직 정면 대응을 하지 않고 있으나, 추이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보입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영문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는 11일 관련 분석 기사에서 "미국이 북핵을 빌미로 동맹국들에 무기 판매를 승인하는 등 동북아 지역에 대한 군사화를 가속하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과 러시아 등 역내 국가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글로벌타임스는 "군비 경쟁이 계속되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와 같은 무기들이 늘어나고 이는 지역 정세를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의 관변학자인 쑹중핑(宋忠平) 군사평론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한국과 미국에 '매우 정교한' 군사장비를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언급한 점에 주목하며 "이들 무기에는 패트리엇 미사일, 사드, 토마호크 미사일, 스텔스 전투기 등 방어용 무기를 비롯해 북한의 군사 타깃을 선제로 타격할 수 있는 공격용 무기도 포함될 것이다"고 분석했습니다.
쑹 평론가는 일본은 북한이 핵실험 도발을 감행했기 때문에 북한의 미사일 기지 선제공격에 사용되는 순항미사일 '토마호크'를 보유하려 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그는 이어 "미국이 동북아 무장을 가속하는 이유는 동맹국들에 더 많은 무기를 제공함으로써 군사 충돌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추인(儲殷) 중국 북경외교학원 부교수도 "북핵 위기는 미국의 주둔군 강화와 동맹국에 대한 무기 판매를 가속할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 등은 이전에 가질 수 없었던 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다"고 주장했습니다.
추 부교수는 이어 "중국도 이에 맞서 동북아 지역 군사화에 나서면서 군비 경쟁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주장은 동북아 지역의 군비 경쟁의 책임을 미국과 그 동맹국으로 돌리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과 동맹국의 군비 강화에 맞서 중국 역시 군사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쑹 평론가는 "중국도 미국과 동맹국의 무장 강화에 맞서 공격과 방어용 군사 배치를 강화하고, 미사일 방어 능력도 향상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는 이어 "한반도에서 군사적 중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 당국이 한국의 전술핵 배치와 일본의 핵무장은 대만의 핵무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동북아 '핵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가급적 언급을 삼가면서도, 강한 경계심을 갖고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