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9일께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을 면담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차기 의장을 선임하기 위해 유력 후보들을 잇따라 만나고 있다. 지난달 제롬 파월 현 연준 이사,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잇달아 면담했으며 이달 11일에는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를 만났다.
옐런 의장의 임기는 내년 2월로 만료되며 연임 가능성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 40년간 연준 의장은 연임하는게 관례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옐런 이외의 다른 후보들을 거론하면서 차기 후보를 저울질하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옐런 의장을 면담하는 자체만으로 옐런의 연임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는게 월가의 관측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면담을 마친 존 테일러 교수에게 상당한 호감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일러 교수는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한 적정금리 수준을 강조하는 '테일러 준칙'을 창시한 통화경제학자로 연준 의장 유력 후보군 중 '매파'(통화긴축 선호)에 속한다. 그가 연준 의장에 뽑힌다면 지금보다 금리인상과 보유자산 축소에 한층 속도를 낼 개연성이 높다. 다만 저금리 정책을 선호한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이 테일러 교수를 선뜻 선택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테일러 교수가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다소 유연한 시각을 표출했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향후 2~3주 안에 연준 차기 의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말한 시한이 다가오면서 월가는 차기 의장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차기 의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연준의 통화긴축 속도와 방향에 적잖은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매파'로 꼽히는 테일러 교수나 워시 전 이사가 임명되면 달러 강세와 개발도상국 자금 유출 가능성이 불거질 수 있다.
한편 연준 이사회는 가까스로 4인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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