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인들의 해외 금융자산 송환을 지원하는 외화표시채권 발행하라고 지시했다. 미국의 대(對)러 추가 제재 발효를 앞두고 러시아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푸틴 대통령은 재계 관계자들과 만나 유로화 표시 채권을 내년에 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기업인들이 자본을 본국으로 가져올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며 "러시아 중앙은행과 정부는 외화표시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러시아 재무부에 따르면 채권 발행 규모는 25억유로(약 3조2500억원)가 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러시아 추가 제재안을 서명했다. 이 제재안에는 미국이나 해외에서 사업하는 특정 러시아인들의 계좌를 동결한다는 조항이 있다.
로이터는 "이번 조치는 러시아 국민들이 자금을 본국으로 쉽게 송환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화표시채권을 구입하면 별다른 조치 없이 러시아로 자금을 안전하게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금이 러시아 정부 손으로 들어가는 만큼 계좌가 제재에 의해 동결될 염려가 없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위안화 표시 채권도 사상 처음으로 발행할 계획이다. 위안화 표시 채권의 목적은 대러 제재 국면속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가즈프롬은행은 중국은행, 중국공상은행과 함께 60억위안(약 1조원) 규모의 채권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러시아의 우방이자 가장 가까운 교역 파트너"라며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는 자금 조달을 위한 대체 통로로 중국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국주의를 표방한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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