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파격적인 감세와 경기 부양 정책이 국내 제조업을 부활시키는 데엔 성공한 반면 연방정부엔 막대한 규모의 재정적자를 떠안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선이 치뤄진 지난 2016년 11월 이래 이번달까지 17개월 간 미국 제조업 분야에서 창출된 일자리가 30만개에 달한다고 9일(현지시간) 전했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고용 창출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미국 제조업은 지난해 상반기 총 6만6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었으나, 하반기에는 그 2배에 달하는 13만4000개를 창출했다. 올해에는 1~3월 3개월 간 창출된 일자리만 7만8000개에 달한다.
제조업 노동자 임금도 증가 일로에 있다. WSJ에 따르면 미 제조업 기업들의 급여 지불 총액은 대선 이후 17개월 중 16개월 동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도 미국 제조업 기업 4곳 중 3곳은 기업의 급여 지불 총액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그에 따라 제조업계의 시간당 임금도 2016년 25달러 수준이었던 것이 올해엔 27달러 선에 육박하고 있다. 쇠락한 제조업 지대인 '러스트 벨트'를 살리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은 일단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감세와 경기부양 정책으로 제조업은 구했지만, 그 반대급부로 재정적자는 크게 불어나고 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올해 9월 30일 마무리되는 회계연도의 재정적자가 8040억 달러(약 860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바로 전 회계연도의 6650억 달러 보다 21% 증가한 수치다. CBO는 이 추세대로라면 2020년께 재정적자가 1조 달러를 능가할 것으로 봤다.
CBO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추진하는 감세와 경기부양정책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3%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를 크게 늘릴 수
그에 따라 미국의 전체 공공부채 역시 오는 2028년까지 28조7000억달러(약 3경700조원)까지 뛸 전망이다. CBO 시나리오대로라면 2028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중은 96.2%에 달하게 된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경제가 기록한 가장 높은 부채 비율이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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