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공정선거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후 대표적 '반(反)푸틴' 인사가 또다시 구금됐습니다.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현지시간 어제(24일) 30일 구류 처분을 받았다고 나발니 대변인 키라 야르미슈가 밝혔습니다.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찰이 자택을 나서는 나발니를 '불법 시위 선동'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나발니는 체포 후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조깅을 하고 아내의 생일 축하 꽃을 사려고 나가는 길에 계단 옆에서 시위 진압 경찰을 태운 소형 버스를 봤고 구금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앞서 20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자유·공정선거 촉구 시위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이 시위는 주최 측 추산 2만여명, 경찰 추산 1만 2천명이 모여, 야권 주도 집회로는 근래에 보기 드물게 대규모로 열렸습니다.
이번 시위는 모스크바 의회 선거를 앞두고 러시아 당국이 나발니 지지자 등 야권 인사의 후보 등록을 '요건 미비'로 대거 거부한 데 반발해 열렸습니다.
당국은 야권 후보들이 제출한 유권자 서명이 '가짜'이거나 '사망자'로 드러나 입후보에 필요한 서명 5천건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후보 등록을 막았습니다.
나발니는 집회에서 연단에 올라 "우리는 그들에게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 줄 것" 이라며, "우리는 우리 후보들을 위해 싸우겠다"고 외쳤습니다.
시위 열기에 고무된 나발니는 소셜미디어 계정에 "2012년 이후로 최대 규모 시위였다"며 27일 집회를 더 크게 열자고 독려했습니다.
그는 "모스크바 시민 수만명이 침묵하지 않았고, 수치를 감내하기를 거부하고 나와서 저항했다는 데 정말 기쁘다"고 썼습니다.
야권이 극도로 취약한 러
작년 대선에서 푸틴에 도전하려 했으나 과거 지방정부 고문 시절 횡령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 때문에 후보 등록을 거부당했습니다.
또 지난해 러시아 전역에서 벌어진 연금법 개정 반대 시위도 주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