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CNN] |
리씨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원정출산 중개 온라인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중국 부유층 고객들에게 캘리포니아 원정출산을 기획·알선해 300만 달러(약 35억 8800만 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500여명의 중국인 고객 중에는 공무원도 있었는데, 이들은 자녀에게 미국 시민권을 따주기 위해 4만~8만달러(약 4800만~9600만원)를 리씨에게 지불했다.
![]()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달 21일(현지시간)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기자들에게 `출생시민권제도` 중단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
하지만 문제는 리씨의 고객인 중국인 임산부들이 비자 신청서에 거짓 기재하고 허위로 받은 비자를 받아 입국한 점이 문제가 됐다. 리씨는 임산부들에게 임신 사실을 숨기고 미국 입국심사대를 통과하는 법을 알려주면서, 이들이 입국한 후에는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시에 있는 아파트 20가구를 얻어 출산할 때까지 머무르게 해줬다. 캘리포니아는 원정출산 관광(birth tourism)으로 유명하다.
리씨는 유죄를 인정하고 법정 형을 덜 받기 위해 자신이 소유한 50만달러 넘는 집과 메르세데스 벤츠 여러 대 등 총 85만달러에 달하는 재산을 압수하기로 연방 검찰과 합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는 12월 법원 선고 판결에서 최고 1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앞서 지난 달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원정출산'을 문제 삼으며 '출생 시민권 제도'를 폐지하고 싶다는 의사를 노골적으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출생 시민권(birthright citizenship)은 웃기는(ridiculous) 정책"이라면서 "우리는 그 제도를 매우 매우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출생 시민권이란 게, 우리 땅에서 아이를 낳는다는 것인가? 당신이 국경을 넘어들어와서 애를 낳으면 '축하해요, 이제 아기는 미국 시민이네요'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꼬면서 "우리는 그것을 정말 정말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그건 웃기는 일"이라면서 출생시민권 제도를 손 볼 수도 있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2020년 재선을 노리며 정치적 지지를 끌어모으기 위해 이른바 '캐러밴'(멕시코를 통과해 미국으로 향하는 중미 3국 출신 이주민 무리)을 겨냥해 한 말으로 풀이되지만 한국에서도 교수와 정치인, 기업인 등이 자녀가 미국 시민권을 갖도록 하는 원정 출산을 학업·취업·병역 문제에 이용해 고질적인 논란이 된 바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눈길을 끈 바 있다.
다만 미국에 이은 '이민자의 나라'로 꼽히는 캐나다에서도 특히 중국인 이민이 많은 브리티시컬럼비아 주를 중심으로 속지주의 출생권 폐지 움직임이 연일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한 중국인 여성이 낳은 이른바 '밀리언달러 베이비'사건이 도화선이 됐다.
지난 2012년 얀 시아라는 이름의 중국 국적 여성이 원정출산 목적으로 브리티시컬럼비아(BC) 주 리치몬드 시 병원에서 아이를 낳았는데 이후 병원비도 내지 않은 채 종적을 감췄다. 사건은 지난해 캐나다 보건당국이 얀 시아를 고발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병원비는 31만2595 캐나다달러
[김인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