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12일 뚜껑을 연 영국 총선 출구조사 결과 보수당의 압승, 노동당의 몰락과 함께 눈길을 끄는 것은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선전입니다.
SNP는 이날 오후 10시 투표 마감 직후 BBC와 ITV, 스카이 뉴스 등 방송 3사가 공동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서 영국 하원 전체 650석 중 55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는 보수당과 노동당에 이어 제3당에 해당하는 것으로 2017년 총선 당시와 비교하면 스무석이 늘어난 수준입니다.
특히 출구조사 결과대로라면 SNP는 스코틀랜드 지역에 할당된 59석 중 무려 55석을 휩쓸게 됩니다.
2015년 총선에서 56석을 확보했던 것과 유사한 결과로, 이번 총선의 최대 수혜 정당 중 하나가 될 것으로 평가됩니다.
특히, SNP의 선전으로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움직임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겸 SNP 대표는 특히 보수당 압승이라는 이번 총선의 전체적인 결과는 영국에 암울하다고 토로하면서도 이번 선거를 계기로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의 당위성이 더 커졌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스터전 대표는 오늘(13일) 이번 선거 결과로 "스코틀랜드의 분리 독립을 둘러싼 새로운 주민투표를 추진할 내 권한이 강화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터전 대표는 "보수당이 의회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했더라도 존슨 총리에게는 스코틀랜드를 EU에서 탈퇴시킬 권리가 없다. 존슨은 잉글랜드를 EU에서 탈퇴시킬 권한은 이제 갖게 됐지만, 스코틀랜드를 EU에서 탈퇴시킬 수는 없다"며 "스코틀랜드인들이 스스로 미래를 선택하는 것을 그가 막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스코틀랜드는 300년 이상 영국의 일원으로 지내오다가 지난 2014년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했습니다. 그러나 독립 반대 55.3%, 찬성 44.7%로 부결됐습니다.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영국이 EU를 탈퇴키로 하면서 SNP가 이끄는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중앙정부에 분리독립 제2 주민투표를 요구해왔습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브렉시트 반대 의사가 더 많았던 만큼 EU에 계속 남을 수 있는 선택의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스터전 대표는 이번 총선 캠페인 기간 내년 제2 주민투표 개최를 요구하겠다고 수차례 밝혔습니다.
총선이 끝나면 크리스마스 이전에 중앙정부 총리에게 제2 주민투표 개최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겠다는 약속도 내놨습니다.
다만 전임자인 테리사 메이 총리는 물론 보리스 존슨 현 총리 역시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을 위한 또 다른 투표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만큼 갈등이 예상됩니다.
주민투표 결과가 법적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마이클 고브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ITV에 출연해 SNP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제2 주민투표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평가절하했습니다.
한편 SNP의 선전과 달리 이번 총선을 통해 의석수 대폭 증가를 기대했던 자유민주당은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자유민주당은 출구조사 결과 2017년 총선 당시에 비해 한석 늘어난 13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보수당과 노동당에 실망해 탈당한 의원들이 합류하면서 이번 총선을 위한 의회 해산 당시 자유민주당 의석이 21석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대폭 줄어든 수준입니다.
특히 스코틀랜드 이스트 던바턴셔를 지역구로 둔 조 스윈슨 자유
자유민주당은 영국 주요 정당 중 가장 명확하게 브렉시트 반대, 제2 국민투표 개최 등을 당론화한 정당입니다.
이를 통해 지난 5월 유럽의회의원(MEP) 선거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고, 이번 총선에서도 선전이 기대됐지만 예상 밖의 결과를 거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