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몇 퍼센트의 소비자에게만 특별한 혜택을 주는 서비스를 VIP보다 한단계 높은 VVIP 서비스, 이른바 귀족 마케팅이라고 하죠.
최근 소득이 양극화되며 기업들이 이 귀족 마케팅을 계속해서 강화하고 있는데요.
그 현실과 문제점은 무엇인지 김경기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건물 입구로 억대에 달하는 고가 차량이 들어옵니다.
차가 멈추자 단정한 복장의 직원이 차문을 열고, 고객이 건물안으로 들어가고 난 뒤 대신 차량을 주차합니다.
얼핏보면 호텔인 것 같지만 사실 서울에 있는 한 백화점이 극소수 고객에게만 제공하는 이른바 발렛 파킹 서비스입니다.
예전에는 이런 주차 대행 서비스를 극히 소수의 백화점만 제공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이 하고 있을 정도로 보편화됐습니다.
최근에는 전용룸은 물론 쇼핑 도우미 서비스에서부터 무료 영화 관람까지 이른바 귀족 마케팅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일부 고급 백화점에서부터 시작된 귀족 마케팅은 이제 다른 유통업체로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김경기 / 기자
-"대표적인 중저가 제품 매장인 대형 마트에서도 이런 마케팅 기법을 적용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서울 광진구에 있는 한 대형 마트입니다.
매장 곳곳이 백화점보다도 화려할 정도로 고급스럽게 구성돼 있습니다.
심지어 와인 매장에는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필요하면 언제든지 와인 전문가의 설명도 들을 수 있게 했습니다.
인터뷰 : 유근용 /이마트 자양점 부점장
-"강남 고객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강남에 있는 대형 백화점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고 그러기 위해 매장인테리어 뿐 아니라 상품의 구색, 포장기법까지 고급화해서..."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귀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는 이들의 매출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백화점의 매출은 전년보다 0.1% 감소했지만 명품 부문만은 15% 가량 성장했습니다.
이렇다보니 귀족 마케팅은 모든 산업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70인치급 LCD TV를 사는 VVIP 고객에게는 제품 아래면에 이름을 인쇄해 주기로 하는 등 가전 제품 시장에서도 그 열풍은 뜨겁습니다.
유아용품 시장 또한 4~5만원대 최고급 프리미엄 제품이 속속 출시되는 등 귀족 마케팅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 최경철 / 남양유업 홍보실장
-"저희와 같은 유제품 기업의 경우에는 고객들을 공장 견학시킨다던가 새로운 문화강좌 초대, 멤버쉽 제도를 장기고객에게 활용해서 가격을 할인해주는 정책 등 일반 고객들과 차별화된 정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한 영화관이 식사와 영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10만원짜리 영화 상품을 내놓는 등 문화 영역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 같은 귀족 마케팅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VIP 그룹 이상에 속하지 못하는 고객들에게 위화감을 주고 고가 제품에만 집중하다보니 양적 성장에 취약하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 정지혜 / LG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현재 VIP 고객이 아니라고 해서 이런 고객들에게 너무 배타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면 미래 잠재 고객을 잃을 수도 있는 부작용도 낳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득 상위 계층의 매출이 계속 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기업들로서는 따라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소비층 확보의 전략으로, 그리고 소비자들에게는 고급화된 서비스라는 의미로 자리잡은 귀족 마케팅.
소득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로 자리잡게 될 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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