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가격이 많이 내렸잖아요. 이 때가 기회다 싶어서 중대형으로 갈아탔습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직장인 권정우 씨(41)는 현재 살고 있는 전용면적 59㎡ 중소형 아파트를 팔고, 경기 고양시의 전용면적 101㎡ 중대형을 계약했다. 6명이나 되는 가족이 좁은 집에서 북적거리는게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권씨는 “알파룸을 이용하면 방이 늘어나긴 하지만 그래도 중소형은 가족 6명이 살기에는 불편하다”며 “중대형 공급이 줄어서 희소성도 있고, 앞으로 집값도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생각해 중대형 구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중대형 아파트도 꿈틀 거리고 있다.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에 밀려 ‘찬밥’ 신세였던 중대형이 매매가가 오르며 거래량도 늘고 있는 것이다.
1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말 전국 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1093만원으로 1년 전보다 3.4% 올랐다. 특히 지난해 1월 1052만원을 바닥으로 올해 5월까지 꾸준히 가격 상승세를 타고 있다. 거래량도 조금씩 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5월 중대형(전용면적 85㎡ 초과) 거래량은 전년 동월 대비 10.1% 증가했다. 반면 중대형 공급은 매년 줄고 있다. 지난해 중대형 공급물량은 3만3812가구로, 전체 공급물량(33만815가구)의 10.2%에 불과했다. 부동산시장 호황기였던 2007년 36.7%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7년 여만에 3분의 1 이상 감소한 것이다.
집값 상승과 공급물량 감소 덕분에 올해 분양시장에서 중대형 아파트가 1순위에서 마감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지난달 청약을 받은 아이에스동서의 ‘창원자은3지구 에일린의 뜰’은 전용면적 84~114㎡ 중대형이었지만 1순위에서 평균 22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든 주택형이 마감했다. GS건설이 지난 3월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도시에서 분양했던 ‘미사강변 리버뷰자이’(전용면적 91~132㎡) 역시 평균 23.8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중소형과 중대형 가격 차이가 많이 좁혀졌고, 중대형 공급이 크게 줄어 메리트가 높아졌다”며 “중대형 갈아타기를 고려해 볼만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맞춰 건설사들도 중대형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달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에서 ‘광교 아이파크’를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최고 49층, 7개동에 전용면적 84~90㎡ 아파트 958가구와 전용면적 84㎡ 오피스텔 282실로 구성된다. 광교호수공원과 마주하고 있어 호수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고, 일부 가구에서는 호수 조망도 가능하다. 단지 인근에 광교신도시 명문학교인 중앙기독초·중과 매원초, 원천중, 흥덕고 등을 걸어서 통학할 수 있다.
현대건설이 다음달 경기 평택시 세교지구에서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평택’에도 중대형이 포함돼 있다. 1~3차로 나눠 전용면적 64~101㎡ 2807가구 대단지로 조성된다. 지하철 1호선 지제역이 가까이 있고, 내년 KTX 지제역이 신설될 예정으로 KTX를 타고 서울까지 20여 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세교중, 평택여고 등이 도보권에 있고, 지구 내에 초등학교가 신설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다음달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서 ‘연제 롯데캐슬&데시앙’을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37층, 8개동에 전용면적 59~101㎡ 1168가구로 구성되며 이 중 753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부산지하철 3호선 물만골역이 단지 인근에 있고, 1호선 시청역과 1·3호선 환승역인 연산역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 단지다. 이마트, 연신시장 등 연산 상권을 가깝게 이용할 수 있다.
한신공영과 제일건설은 이달 세종시 2-1생활권 P1구역에서 ‘세종시 2
[고재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