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만으로는 전시 수요를 충당하기 힘든 상황에서 대형 마이스(MICE·회의·관광·전시·이벤트) 시설을 갖춰 기업들이 싱가포르, 상하이 등 외국에 빼앗기고 있는 세계적 규모 행사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한국무역협회의 제안에 따라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잠실운동장 일대에 조성되는 '국제교류복합지구'에 '제2코엑스'를 건립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앞서 4월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계획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잠실운동장 일대에 주경기장을 제외한 다른 운동경기장 위치를 재배치하고 현재 야구장과 학생체육관이 있는 공간에는 민간자본을 유치해 마이스 산업 시설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 MICE 마스터플랜'에 따라 코엑스에는 증축을 통해 3만5000㎡, 잠실종합운동장과 한전 용지에는 각각 1만5000㎡의 마이스 시설을 조성해 총 8만8700㎡의 마이스 시설을 추가 확보한다는 것이 서울시 계획이었다.
무역협회는 당초 코엑스 상부와 공항터미널 자리에 3만5000㎡ 규모로 전시·컨벤션 시설을 증축할 예정이었지만 건폐율과 예산 문제로 추진이 어려워지면서 아예 새로 생기는 잠실운동장 인근 공간에 '제2코엑스'를 건립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서울시에서 땅을 임대해주면, 민간과 컨소시엄을 이뤄 민간 재원으로 대형 마이스 시설을 신축·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등 중앙정부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국제행사를 유치할 세계적 규모의 컨벤션 시설을 지어야 한다는 제안은 협회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사항"이라며 "이번에 종합운동장 인근을 대상으로 15만㎡ 규모 시설을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코엑스 1층 A홀이 1만여 ㎡인데 한국전력과 종합운동장 인근에 1만5000㎡씩 쪼개 넣는 방식으로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다는 인식이다.
무역협회의 구상안이 현실화되면 잠실 일대에는 국내 최대 15만㎡ 규모 컨벤션센터가 들어서게 된다. 국내에서는 전시·회의 면적을 합쳐 12만㎡ 규모를 갖춘 일산 킨텍스가 지금까지 가장 큰 마이스 시설로, 15만㎡는 코엑스, 세텍(SETEC) 등 서울시내 모든 전시·컨벤션 시설 규모를 합친 것(6만4000㎡)보다 2배 이상 큰 규모다.
서울시는 한국무역협회 제안에 대해 전시·컨벤션 시설 규모가 적정한지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전문가들과 함께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마이스 시설을 확충한다는
서울시는 잠실운동장 일대 마이스 시설 규모를 포함한 국제교류복합지구 마스터플랜을 올해 말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사업자는 마스터플랜 수립 후 내년에 선정하게 된다.
[이승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