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증권·카드 등 비은행부문 호조에 힘입어 2년 연속으로 ‘2조원대’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국내 금융그룹 중 ‘순이익 1위’ 자리를 지켰다.
4일 신한금융은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2조372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4년에 비해 14% 증가한 수치이다. 또 신한금융의 과거 8년간 연평균 순이익 2조2000억원에 비해서도 7%이상 많은 금액이다. 작년 4분기 순이익은 409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0.7% 증가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계열사들이 상호보완적으로 그룹의 실적에 기여하면서 4분기 연속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저금리로 수익성 기반이 약해지는 상황에서도 신한금융 실적이 비교적 큰 폭으로 상향된 데는 증권·카드 등 비은행 부문의 선전이 큰 역할을 했다. 작년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합계는 1조925억원으로 2014년 대비 18.3% 증가했다. 이에 따라 그룹전체 순이익에서 비금융계열사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39%에서 작년 42%로 높아졌다. 이에 비해 주력계열사인 신한은행은 작년에 1조4897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재작년에 비해 2.4%늘리는데 그쳤다. 기준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NIM)이 내려가면서 실적도 크게 끌어올리지 못했다.
비은행계열사 중 가장 극적인 실적개선은 증권부문인 신한금융투자에서 나왔다. 작년 신한금투는 당기순이익 2155억원으로 재작년에 비해 82.2%나 늘었다. 주식거래 증가로 위탁판매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것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작년 신한카드 순이익은 2014년에 비해 9.4% 증가한 6948억원을 기록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비용을 절감한 것이 이익 증가의 원인이 됐다.
신한생명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1002억원으로 2014년 대비 24.2% 늘었다. 수익성이 양호한 보장성 보험에 마케팅을 집중한 것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KB금융그룹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1.2%(2976억원) 증가한 1조6983억원의 연간 순이익을 거둬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4분기 은행여신이 전분기 대비 2% 증가하는 등 여신 부분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4분기만 놓고 보면 순이익이 347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6.3% 감소했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4분기 신용손실충당금을 4128억원 쌓는 과정에서 순익이 많이 줄어든 것 처럼 보인다”며 “경기 불확실성 등 보수적인 관점에서 선제적으로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다”고 밝혔다.
올해 민영화를 앞두고 기업 가치 높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우리은행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1조원을 넘어선 1조593억원으로 143.3%나 늘었다. 증권사와 지방은행을 분리한 후에도 1조원을 넘어서는 순익을 거둔 것은 이례적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이자이익, 수수료이익의 고른 증가와 철저한 위험 관리에 따른 대손비용 감소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4분기 순이익은 2192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으로 각각 1169억원과 104억원을 냈다.
하나금융은 전년 대비 0.09% 하락한 9368억원의 연간 순이익을 거뒀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환은행과의 일시적 통합비용(2505억원) 및 특별퇴직 실시에 의한 대규모 퇴직급여(2545억원) 등 일회성비용이 5050억원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이자이익 증가와 비은행부문의 고른 이익증가세에 힘입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은 2년연속 1조원대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당기순익은 전년대비 11.5% 늘어난 1조1506억원을 기록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두차례 기준금리 인하에도 저원가성 예금을 늘리면서 실적을 개선했다”며 “올해에도 선제적 건전성 관리를 통한 내실성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JB금융은 전년 대비 47.5% 증가한 1509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DGB금융은 28% 증가한 2941억원의 순이익을 이날 발표했다. 이에 앞선 지난 3일에는 BNK금융이 전년 대비 35.28% 감소한 지난해 연간 순이익(5305억원)을 발표했다.
구용욱 KDB대우증권
[김규식 기자 / 박준형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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