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가 3분기 탄탄한 실적을 등에 업고 연중 최고 주가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 수익성 악화가 겹쳐 주가가 크게 빠졌던 연초와는 전혀 달라진 분위기다. 특히 KB금융은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업종 내 성장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이자수익에 머물지 않고 비은행 부문을 강화한 은행주 주가가 재평가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은행도 민영화 기대에 힘입어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은 21일 장중 최고 4만2700원까지 올라 5일 연속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2015년 4월 24일 장중 최고 4만2800원을 찍은 이후 1년6개월 만에 최고 주가를 기록한 것이다. 전날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발표하고, 연초 대비 무려 45% 가까이 주가가 올랐음에도 신고가 경신을 이어갔다. KB금융은 지난 3분기까지 누적 기준 순이익 1조6898억원을 올렸는데, 작년 한 해 거둔 지배기업 지분 순이익(1조6983억원)과 맞먹는 수치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연간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2조1665억원으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2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무려 25% 이상 높은 수치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성장성이 떨어지는 은행 업종 내에서도 비은행 부문 확대를 통한 차별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며 "현대증권, KB손해보험, KB캐피탈을 비롯한 알짜 자회사에서 올라오는 이익이 KB금융 실적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지주사와 달리 KB금융은 탄탄한 보유자산과 자회사 현금 창출 능력이 부각되며 금융사 중 유일한 성장주로 인식되는 수혜를 누리고 있다. KB금융은 최근 현대증권을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로 인해 4분기 무려 1조원 안팎의 염가매수차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염가매수차익은 장부가격보다 지분을 싸게 사서 이득을 보는 회계상의 수익을 말한다.
또 시장에서는 KB금융이 KB손해보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 100% 자회사로 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은 연구원은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KB금융 주가는 더 뛸 수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이 SK, 포스코를 비롯한 유가증권을 대량 들고 있는 점도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홍장원 기자 /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