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시대 로보어드바이저 투자 포트폴리오 분석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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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국면에서 인간이 가질 수밖에 없는 공포감으로부터 자유로운 로보어드바이저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과감한 '베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11일 매일경제신문은 미국 대선 전후로 로봇 펀드매니저들이 어떤 투자신호를 내고 있는지 쿼터백자산운용, 디셈버앤컴퍼니, 에임(이상 투자자문사), 두물머리 등 국내 주요 4개 로보어드바이저들의 포트폴리오 현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로보어드바이저 대다수가 대선 전부터 중국 본토 주식 비중을 늘려왔고 이 같은 추세는 트럼프 당선 이후에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선거 이후 미국 국채값 하락에 따라 채권 비중을 줄인 게 공통점이다. 인간 투자 전문가들이 트럼프 당선에 신흥국 증시 조정을 우려하고 미국 주식 비중을 높이라고 추천하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중국 본토 주식 비중을 최근 크게 늘리고 있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쿼터백자산운용과 두물머리다. 조홍래 쿼터백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쿼터백 로봇 알고리즘은 대선 이벤트에 앞서 주식 비중을 많이 늘렸고 특히 중국 주식 비중이 높아졌다"면서 "트럼프 당선 이후에도 이런 추세에 변화 신호는 감지되는 게 없다"고 말했다.
두물머리의 로보어드바이저 엔진인 '불리오'는 대선 직전인 지난 7일 조정한 포트폴리오 기준 중국 본토 주식 33%, 중남미(브라질) 주식 15%, 일본 주식 26%, 현금 26%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신흥국 주식 비중이 절반으로 역시 매우 공격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천영록 두물머리 대표는 "최근 중국 본토 CSI300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 비중을 늘려가는 게 특징"이라며 "대선 당일 2%가량 손실을 봤지만 둘째날 손실을 대부분 만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현재 15%를 담고 있는 브라질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 포트폴리오에서 완전히 비우는 신호가 나올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로보어드바이저들이 중국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은 최근 1년간 다른 자산군보다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게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중국 증시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와 상관관계가 가장 낮은 편이어서 트럼프 변수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것이란 점도 로보어드바이저가 선호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대선 이전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채권을 많이 담았던 디셈버앤컴퍼니와 에임 로보어드바이저는 대선 이후 채권 비중을 조금씩 줄여 나가고 있다.
트럼프가 적극적 재정확대 정책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국채금리는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송인성 디셈버앤컴퍼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미국 대선 이후 채권 비중은 0.3%포인트 줄었고 미국 주식과 원자재는 각각 0.2%포인트와 0.1%포인트 늘었다"고 설명했다.
디셈버앤컴퍼니의 로보어드바이저 엔진인 '아이작'은 채권 비중이 77%로 높은 탓에 최근 미국 국채값 하락에 1%가량 손실을 입었다. 작년 7월부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