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동반 매수세에 힘입어 이틀째 반등했다. 하지만 코스닥 지수가 제약·바이오주의 급락으로 1% 이상의 낙폭을 보이며 연중 최저점 부근까지 밀리는 등 시장 불안은 여전한 모습이다.
23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4.48포인트(0.23%) 오른 1987.9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4.17포인트 오른 1987.64에 개장한 뒤 장중 1996선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장 마감이 임박해 상승폭이 줄었다.
미국 대선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승리로 끝난 뒤 선진국 증시와 신흥국 증시간의 차별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뉴욕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2000선 초반에서 1960선 초반까지 하락했다. 특히 우리 증시의 경우 안전자산 선호로 원 달러 환율이 50원 넘게 급등하면서 지수에 상당한 부담을 줬다.
하지만 전날에 환율이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보합세에 머물며 금융시장의 혼란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금액은 크지 않지만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이날 밤 미국에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1월 정례회의의 의사록이 공개된다. 11월 FOMC 의사록은 12월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는 가운데 연준의 선택에 대한 추가적인 힌트를 제공할 전망이다. 11월 당시 회의에서 연준은 금리 인상을 위한 추가적인 증거를 기다리겠다며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당시 연준 위원들이 물가를 포함한 경제 상황에 대해 얼마나 우호적인 평가를 내렸는지가 관심사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기적인 측면에서 달러화와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심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지만, 장기금리와 기대 인플레이션, 비철금속과 해상운임 상승, 한국의 11월 수출회복 가능성 등 펀더멘털 개선 기대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전략적인 측면에서 경기민감 섹터에 대한 관심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은행, 보험, 통신업 등이 1~2% 올랐고 의약품, 의료정밀, 비금속광물 등이 떨어졌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491억원, 612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2163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538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국전력, 현대모비스, 삼성생명 등이 상승했고 NAVER, 삼성물산 등은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개 상한가를 포함해 250개 종목이 올랐고 577개 종목이 떨어졌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10.45포인트(1.71%) 급락한 600.29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의 종가 기준 연중 최저점은 미국 대선 결과가 발표된 지난 9일 기록한 599.74다. 코스닥은 이달 들어 3%대의 폭락을 2번, 1%대 급락을 3번이나 겪었다. 지난 10월 초 680선이던 지수는 심리적 지지선인 600선까지 밀렸다.
이날은 코스닥 시장을 이끌고 있는 제약·바이오주들이 대거 약세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12월 금리인상을 앞두고 보다 안정적인 가치주 위주의 장세가 펼쳐지면서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코스닥 부진의 요인으로 꼽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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