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지난 20일 삼성증권의 3500억원대 유상증자 결정에 부정적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증권사들은 삼성증권의 초대형 투자은행 요건을 맞추기 위한 대규모 유상증자가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 현상이 염려된다며 줄줄이 삼성증권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유상증자 공시 직후 목표주가를 내린 증권사는 모두 세 곳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대우증권이 기존 4만5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낮췄고, 대신증권과 이베스트증권도 기존 4만~5만3000원에서 3만4000원~4만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기존 목표가 대비 평균 18.3% 낮아진 셈이다.
이에 대해 시장은 우선 대규모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을 염려하고 있다. 신주 발행가는 주식 수 확대에 따른 주당 가치 하락을 고려할 때 시가보다 낮은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은 2만7550원으로 현 주가(3만2000원) 대비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다.
삼성증권 주가가 2005년 이래 최저점에 있는 상황에서 16% 추가 할인된 주가는 주주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당순자산가치(BPS)보다 낮은 가격으로 유상증자가 단행되고 조달된 자본을 통해 창출할 수 있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낮아져 지분 희석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현재 5.0~5.2% 수준인 삼성증권 ROE가 내년에 0.3%포인트가량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초대형 IB 인가 시점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기존 사업으로부터 초과 수익이나 운용 수익을 보완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IB시장에 진출한 다른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투자 성향이
삼성증권 주가는 공시 이후 2거래일 동안 4.4% 하락했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