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한계' 건설산업 새바람
2세 경영인들은 창업주의 경영철학을 계승하면서도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고 베트남 등 해외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업종 다각화에 나서는 등 아버지 세대와 다른 자신만의 색채를 강조하는 게 특징이다.
최근 한신공영은 창업주 최용선 회장의 장남 최문규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최 대표는 올해 46세로 지난해부터 총괄부사장직을 수행하면서 전년도 대비 매출 130%, 영업이익 169%를 끌어올리는 성과를 달성했다. 그는 서강대, 미국 선더버드 MBA를 졸업한 뒤 현대상선, 현대자동차를 거쳐 2005년 한신공영에 입사했다.
최 대표는 특히 베트남 시장 공략에 관심이 크다. 한신공영은 그동안 빈즈엉성 상수도시설, 베트남 투자개발은행 사옥, 호찌민 고속도로, 락자 우회도로, CJ제분플랜트, 쭝호아 인터체인지 건설공사 등을 완료했다. 현재 밤콩 교량접속도로, 후에 하수처리플랜트, 로떼~락소이 고속도로 1공구 공사 등을 진행 중이다.
정성욱 금성백조주택 회장의 외아들인 정대식 부사장(45)은 대학에서 건축공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후 대기업과 유학 경험까지 쌓아 실무와 이론에 두루 밝다. 대전·충청 중심인 사업영역을 수도권으로 다각화하고자 2002년 입사해 이후 서울지사를 만들고 수도권 사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미국 유학을 마친 2006년 경영기획실장으로 복귀한 후 회사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금성백조 자체 브랜드 '예미지'를 만드는 작업을 주도했고 최근 공공택지 공급 축소 등의 여파로 사업용지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역주택조합의 강자로 불리는 서희건설의 이봉관 회장은 은희·성희·도희 딸만 셋이다. 경북 경주 출신인 이 회장은 '셋'의 경상도 사투리 '서이'와 세 딸의 '희'자 돌림을 결합해 사명 '서희'를 만들었다고 한다. 장녀 은희 씨는 1973년생으로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서희건설에 입사했다. 2014년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현재 통합구매본부장을 맡고 있다. 차녀 성희 씨는 1975년생으로 서울대를 졸업하고 현재 서희건설에서 재무본부 재무담당 상무로 활동하고 있다. 막내 도희 씨는 검사로 청주지검에서 근무 중이다.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의 아들 권민석 대표(39)도 M&A를 통한 아이에스동서의 사업다각화에 관심이 높다. 그는 34세이던 2012년 대표에 올랐다. 미국 보스턴대 경제학과와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해 투자금융업계에 밝다는 평가다. 욕실 비데를 제조·판매하는 삼홍테크와 건설장비 렌탈업체인 한국렌탈을 인수한 아이에스동서는 권 대표 취임 후에도 건설자재 기업 영풍파일과 중앙레미콘, 중앙물산을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M&A로 '한국의 버크셔 해서웨이'라는 증권사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권 대표는 아이에스동서 외에 아이에스해운, 아이에스인코비즈, 아모르소프트, 삼정이알케이 대표도 겸한다.
권 대표의 누나 권지혜 씨는 1975년생으로 아이에스동서의 위생도기 부문인 이누스사업 총괄전무이자 아이에스건설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손천수 라온그룹 회장의 뒤를 이은 손효영 라온건설 대표(37)도 2세 경영인 중에서 젊은 편에 속한다. 대학 졸업 후 2004년 라온건설에 입사했고, 2009년 라온산업개발 대표를 거쳐 2015년부터 라온건설 대
손 대표 취임 후 라온건설은 경남 향토 기업이 아니라 경기도 남양주와 서울 면목5구역 등 수도권 개발 사업에 진출해 전국구 건설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라온건설은 작년까지 2년 연속 3000가구 이상 분양한 데 이어 올해는 2500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김기정 기자 / 정순우 기자 /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