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현지 큰손들의 증시진단
마크 버게스 야라캐피털 이사회 의장은 최근 호주 멜버른에서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매우 빠르게 올리지 않는 한 주식 투자가 괜찮을 것"이라며 "당분간 글로벌 주식시장이 좀 더 오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운용자산 140조원 규모의 호주 국부펀드인 퓨처펀드의 최고경영자(CEO)와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의 본사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낸 호주에서도 손꼽히는 금융계 거물이다. 야라캐피털은 골드만삭스의 호주 자산운용 부문 현지법인으로 출발해 올해 초 독립했다.
버게스 의장은 '선진국과 신흥국 주식시장 가운데 어느 시장이 좀 더 매력적이냐'는 질문에 "두 시장 모두 현재로선 긍정적"이라며 "신흥시장에서도 특정 국가에 투자하기보다는 나라별로 유망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운용자산 규모가 120조원으로 호주 최대 연금펀드 전문 운용사인 오스트레일리안슈퍼의 앨리스테어 바커 포트폴리오 담당 헤드는 '향후 3~5년 어떤 자산을 늘리거나 줄여야 하느냐'는 물음에 "지난 3~4년 동안 신흥국 투자에서 별로 재미를 못 봤지만 이제는 신흥시장에서 좀 더 좋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때라고 본다"고 답했다. 오스트레일리안슈퍼는 안정성이 강조되는 연금자산을 운용함에도 불구하고 호주 주식과 글로벌 주식에 운용자산의 절반이 넘는 55%가량을 투자한다. 최근 5년 전체 운용자산의 연평균 수익률은 9.4%에 달한다.
호주 2위 투자자문사인 프런티어어드바이저의 데미안 멀로니 CEO는 "미국 경기지표가 성장을 보여주고 있고 유럽도 정치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기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며 "이들 지역에 수출하는 신흥국들이 글로벌 경기 개선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만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을 계기로 전 세계 이자율이 오르는 추세인 만큼 지금보다 더 공격적으로 투자하기는 어렵고 현 수준에서 자산배분을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펀드 정보업체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주 신흥국 주식형 펀드로는 9억9000만달러, 선진국 주식형 펀드로는 6억2000만달러가 각각 유입됐다. 최근 한 달을 놓고 보면 선진국 펀드에서는 46억달러가 이탈한 반면 신흥국 펀드로는 98억달러가 몰렸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신흥시장에 분산투
[호주 멜버른/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