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주가에 갑자기 불이 붙은 것은 이 무렵 카카오의 코스피 이전 상장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오는 14일 주주총회에서 코스피 이전 상장 안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증권가가 전망하는 2분기 카카오 영업이익은 380억~390억원 선으로 예상치(430억원)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권윤구 동부증권 연구원은 "광고와 콘텐츠 매출 등이 성장했지만 마케팅비가 늘어나 단기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연말 실적 대비 카카오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50배 선으로 코스피 상장사인 네이버(약 33배)를 크게 웃돈다.
카카오의 '탈코스닥' 효과를 확인한 코스닥 업계는 아쉬움을 숨기지 않고 있다.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한 기업은 동서 한국토지신탁 하나투어 에이블씨엔씨 코오롱아이넷 동양시스템즈 무학 신세계푸드 등 총 8개 업체다. 이 중 무학 동서 신세계푸드 등 업체는 업종 특성상 기술주가 밀집한 코스닥보다 코스피가 더 어울리는 까닭에 코스닥업계에서도 이전 상장에 큰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카카오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 김홍철 코스닥협회 전무는 "정보기술(IT) 업종인 카카오는 코스닥의 존재 이유를 잘 설명해줄 수 있는 기업"이라며 "주주들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다고 하지만 어느 날 불쑥 코스피로 떠난다는 발표가 실망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코스닥업계는 카카오 코스피 이전 상장으로 코스닥이 '코스피 2중대'로 인식될 우려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IT 공룡이 기술주가 모인 나스닥에 머무는 것과 한국 현실이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증시 상승은 IT회사가 주도하고 있다. 그 덕에 나스닥은 연초 이후 상승률이 16%에 달해 8% 오른 S&P500 지수 상승률의 두 배를 기록했다. 일본 기술주가 모인 자스닥 지수 상승률은 15%로 2%에 그친 닛케이225 지수를 압도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코스닥 상승률은 6%에 불과해 17%
거래소 일각에서 카카오의 코스피 이전 상장 절차를 꼼꼼하게 들여다보겠다는 기류가 이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이전 상장 자체를 막을 수 없지만 규정된 절차를 모두 거치게 해서 일각에서 나오는 '코스닥 엑소더스' 우려를 미리 잠재우겠다는 것이다.
[홍장원 기자 /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