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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보수 공모펀드는 운용사 몫인 기본 운용 수수료(보수)를 대폭 낮추는 대신 수익이 발생할 경우 운용사가 추가 수수료를 가져가는 구조다. 기본 보수는 아예 '공짜'이거나 최고 0.2%에 불과하다. 주식형 펀드 평균 운용보수의 절반에도 못 미치기 때문에 정책 당국에선 상당한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했다. 손실이 발생한 펀드가 운용보수만 떼어간다는 비판을 의식한 당국이 출시를 압박한 측면도 있었다. 운용사도 수익률이 높을수록 수입이 늘어나니 나쁠 건 없어 보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운용사는 물론 판매사,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 모두가 별다른 매력을 못 느끼는 '변두리 상품'으로 전락하는 분위기다.
매일경제신문이 제로인에 의뢰해 22일 현재 출시돼 있는 성과보수 펀드 12개를 분석한 결과 전체 설정액은 341억원에 그쳤다. 12개 가운데 4개는 설정액이 10억원에도 못 미쳤다. 웬만한 인기 펀드 하나에도 못 미치는 성적표다. 특히 8월 들어선 새 상품 출시가 뚝 끊겼고 이달 신규 설정액도 대폭 줄었다.
먼저 투자자 입장에선 성과보수가 높다는 점이 투자를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다. 펀드에 따라 2~4% 이상 수익률을 기록하면 수익금의 10~20%를 성과보수로 가져간다는 점 때문이다.
신규 투자자 입장에선 고수익을 기대하기 마련인데 운용사 몫이 과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운용사들도 기본 운영 비용이 적게 드는 상장지수펀드(ETF), 채권 등을 이용한 혼합형 펀드나 로봇어드바이저 펀드를 내놓거나 아예 관련 펀드 출시를 꺼리는 등 소극적인 자세다. 최악의 경우 운용사는 하락장에서 수익률을 한 푼도 가져갈 수 없다. 반면 상승장이 오더라도 운용사가 가져갈 수 있는 보수 한도에는 제한이 있어 운용사에 불리한 게임이라는 불만도 거세다.
판매사 문제는 더 크다. 은행이나 증권사 등 판매처 입장에선 판매 수수료는 동일한데 굳이 성과보수 펀드를 권유할 이유가 없다. 계열 자산운용사 상품이 주를 이루는 이른바 '추천 펀드'에 성과보수 펀드가 들어 있지도 않다. 게다가 수익률도 신통치 못했다. 성과보수 펀드 12개 가운데 설정 이후 플러스 수익률은 4개에 그쳤고 그나마 1% 안팎이었다. 출시 후 조정 장세가 펼쳐지면서 성과를 낼 기회조차 없었다는 얘기다. 6월 1일 출시된 '신한BNPP공모주&밴드트레이딩50보수성과펀드'와 '미래에셋배당과인컴30보수성과펀드'가 지난 21일까지 각각 1.15%, 1.10%의 수익률로 그나마 선방하고 있다. 제로인에 따르면 성과보수 펀드가 첫선을 보인 지난 6월에는 총 131억원이 몰렸다. 이어 7월 191억원이 유입되며 성과보수 펀드가 자리를 잡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운용사 자기자금도 포함됐다. 하지만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늘어난 설정액은 고작 19억원에 그친다.
흥행 성패는 운용사가 성과보수를 가져가는 수익률 기준을 더 높이거나 성과보수 수준 자체를 더 낮출 수 있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다는 얘기다. 본질적으로는 펀드 상품 자체가 새로운 특색과 매력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운용사 입장에선 기본 보수를 희생하면서까지 성
[신헌철 기자 /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