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동 중심거리(왼쪽)는 행인조차 드문 한산한 풍경이었지만 같은 시간 바로 옆 익선동 골목(오른쪽)에는 젊은 층 방문객들이 가득 찼다. [이충우 기자] |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 불거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가 이어진 가운데 유커(游客)를 중심으로 명맥을 이어가던 인사동이 대체 수요층을 찾는 데 실패했다는 점이 익선동과 극명히 대비된다. 인사동에선 8월 전통 차(茶) 용품을 파는 20여 년 차 다기 전문점 '동양다예'에 이어 9월에는 52년 차 고(古)시계 가게 '용정', 전통 붓과 벼루 등을 파는 30년 차 '송림당필방'도 줄줄이 문을 닫았다. 익선동에선 4월 프랑스 가정식을 파는 '르블란서'에 이어 5월 만화방 겸 카페인 '만홧가게'를 비롯해 최근 석 달 새 카페 '루스카'와 식당 '익선키친' 등이 연이어 손님맞이에 나섰다.
![]() |
반면 익선동에선 월세 임대료(3.3㎡당 월세 기준)가 상반기 평균 7만5000원 선이던 것이 최근 9만9000원으로 올랐다. 권리금 '제로'가 대세를 이뤘던 이곳에선 이제 상가 매물 권리금으로 1억~1억5000만원을 부르기도 한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매물이 나오는 대로 바로 호가에 맞춰 팔린다"며 "한옥 한정식집(공급면적 73㎡) 임대 매물의 경우 권리금 1억1000만원에 보증금 2000만원, 월세는 200만원"이라고 말했다.
최근 3년 새 익선동 한옥 골목엔 카페 '뜰안' '식물' '엘리' '프앙디' 등을 비롯해 식당 겸 펍(pub) '거북이슈퍼' '경양식1920' '이태리총각' '에일당' 등이 들어섰다. 주말이면 '셀카봉'을 든 20·30대 젊은 방문객과 현장답사를 나온 40~60대 부동산 투자자들이 좁은 골목을 줄지어 찾는다. 외국인 관광객도 늘어나면서 게스트하우스가 생겨났고 권리금이 붙어 거래된다. C공인 관계자는 "상가주택 등으로 개조할 수 있는 한옥의 3.3㎡당 매매가격이 3750만원에 이르지만 바로 팔리고 이제는 4000만원 넘게 부른다"고 전했다.
이처럼 두 상권의 희비를 가른 것은 단순히 유커의 감소만은 아니다. '문화지구' 업종 권장 제한과 젠트리피케이션이 인사동 상권의 침체를 부추겼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인사동과 익선동은 모두 한옥 보전을 위한 구역 내 층수 제한을 받는다는 점에선 유사하다.
하지만 인사동 상권은 2002년 제정된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른 '인사동 문화지구 관리계획'상 서울시가 역사문화자원 관리·보호를 목적으로 골동품과 화랑, 붓·벼루·전통 종이, 기타 민속공예품 등을 5대 권장 업종으로 지정해 상권을 보호하고 있다. 특히 중심거리 구간에는 이들 전통문화 관련 업종만 들어설 수 있다.
![]() |
반면 익선동은 2010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한옥 보전 등을 이유로 재개발 계획을 부결한 후 3~4년 새 한옥을 개조한 복고풍 식당과 카페를 여는 청년사업가들이 모여들었다. 개발 추진위원회도 해산한 2014년을 기점으로 상권이 본격적으로 뜨기 시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