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DB손보에 대해 사전검사를 시작한다. 다음 달 8일까지는 사전 검사를 진행하고 다음달 25일부터는 본격적인 종합검사가 진행된다. 종합검사는 금감원 검사인력 20~30명이 금융회사에 머물며 회사 업무 전반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검사로 2015년 폐지 후 부활했다.
손해보험사를 대상으로 하는 금감원 종합검사는 두 번째다. 앞서 메리츠화재에 대한 감사가 업계의 예상보다 조용하게 넘어갔지만 금감원이 '감사 무용론'에 대한 평가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DB손보가 칼날을 피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사전검사 단계라 검사 강도에 대해 확답을 줄 수는 없지만 파악해야 하는 사안이 상대적으로 많다"며 말을 아꼈다.
DB손보 종합감사의 핵심카드는 '셀프 손해사정'이 될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손해사정은 보험사고가 났을 때 질병이나 사고의 수준과 책임을 따져 보험금을 결정하는 업무로 금융소비자의 보상문제와 직결된다. DB손보를 포함한 대형손보사들은 통상 자회사를 통해 이같은 업무를 처리한다. 때문에 DB손보에 보험금 부지급 관련 민원이 증가하는 등 보험 가입자들의 권익이 침해된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번 종합검사를 무사히 넘기지 못하면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DB손보 부사장의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DB손해보험측은 "김 부사장의 경우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경영과 전혀 무관하다"며 "아직 정식 발령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오너일가라는 이유로 리더십까지 운운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3일 가사도우미를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로 귀국과 동시에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혐의를 부인했지만 김 전 회장은 25일 법원이 영장을 발부해 구속수감됐다. 김 전 회장이 경영선에서 물러나면서 김 부사장의 '초고속 승진'으로 경영을 맡게 됐다. 하지만 김 부회장의 현재 DB손보 지분은 8.3%로
보험업계 관계자는 "김 부사장의 오너의 적격성에 대한 얘기가 흘러나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검사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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