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 앞서 아나운서가 민주당 상황을 참담하게 얘기했는데 지금 민주당 상황과 비슷합니까? 웃고 있습니까, 울고 있습니까?
-운다고 해야 할까요? 그러기엔 너무 하고. 지난 보선에서 지고 난 뒤에 당내 사정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만. 들고 일어섰죠. 정리가 된 상황입니다.
▶ 정리가 되었다면 어떻게요?
-이 상황이 소위 말해서 지도부를 문책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요. 결국 우리가 뭉쳐서 같이 가는 수밖에 없죠. 아주 원론적인 이야기인데요. 국민들이 아직 우리를 지지하지 않고 있지만 언젠가는 지지할 것이다.. 그렇다고 박 대통령을 그렇게 좋아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지 않습니까?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니까. 그래서 우리는 국민을 믿고 충실히 우리의 할 일을 하자. 그런 입장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보면 되겠죠.
▶ 가장 큰 문제가 뭔지 근본적으로 파악을 하셨습니까?
-네. 우리 자신이 정책 개발이라든지 국민의 속마음을 헤아리는데 아직도 미흡하다고 봐야 되겠죠. 국민이 바라는 바를 정확히 집어서 전달하고 그것이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하는데 그것을 제대로 못하니까 국민들은 시원하지 않죠. 그 점에 지지도가 안 따라오는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재보선이 끝나고 나서 국정원의 선거 개입 의혹을 민주당이 계속해서 제기한 것이 참패의 원인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워낙 대선 때와 표 차이가 많이 났거든요.
-그렇긴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원인일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국민 전체 상황을 봐야 할 필요도 있고. 화성이나 포항이라는 단일 지역만 보고 판단해야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큰 틀로 본다면 국민 지지가 우리 당이 완전히 넘어간 것은 아니다, 우리를 떠난 것은 아니다, 그렇게 봅니다. 화성과 포항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지역적 상황들이 있기 때문에 그 지역에 맞는 인물이라든지 정책이라든지 이런 것을 제시했더라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는 거죠.
▶ 국정원의 대선개입 문제점은 계속해서 강하게 제기하시는 건가요?
-그것은 어쩔 수 없죠. 왜냐하면 그 문제는 민주주의 근본에 관한 문제입니다.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해서 우리나라의 근본을 흔드는 상황이라면 다른 것은 다 소용이 없는 거죠. 민주주의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라면 아무리 잘해봐야 소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와 민생은 동전의 양면이거든요. 이 두 가지가 같이 가야 하는데 민주주의 자체가 흔들리면 대한민국이 존립하는 자체가 흔들리게 되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국정원 문제를 무엇보다 먼저 해결해야 된다는 입장입니다.
▶ 대선 불복성 발언이라고 언론에서 표현했습니다만 설훈 의원님도 그렇고 당 내 중진 의원들의 강경한 발언들이 나오면서 여권에 공세 빌미를 주면서 변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대선 불복성이라고 표현하시는데요. 그 표현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지만 대선불복이라고 말하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대해선 받아들일 수 없죠. 대선불복이 무슨 의미냐면 대통령 선거가 다 부정이고 엉터리였으니까 새로 해야 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우리 민주당은 한 번도 대선을 새로 하자는 주장을 한 적이 없습니다.
▶ 부정선거라는 말씀은 하셨잖아요.
-부정선거는 있었죠. 상당히 광범위한 부정이 있었다는 게 지금 점점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대선을 새로 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게 되면 국가 전체에 혼란이 생기죠. 그것은 우리가 원하지 않습니다. 대선을 새로 하자는 것이 대선불복인데 우리는 그건 아니거든요. 그렇다면 왜 자꾸 새누리당이 그렇게 얘기하느냐. 그렇게 몰아가고 싶은 거예요.
▶ 그런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 않았습니까?
-아니요. 그쪽이 그렇게 몰아간다고 해서 우리가 주장할 바를 안 하는 것은 있을 수 없죠. 대선 부정이 어느 정도 심각했는지는.. 사실 우리가 초기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보니까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죠.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이 초기에 이 문제를 수습했더라면 상황이 이렇게 발전하진 않았을 겁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국정원을 동원하고 보훈처를 동원하고 여러 군데를 동원해서 부정선거를 저지른 것이 나왔습니다. 사이버 사령부를 동원해서. 그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지시를 하진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 이 상황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검찰총장 몰아냈죠, 윤석열 팀장 몰아냈죠, 그것이 다 대선 문제 때문에 그렇게 된 겁니다. 초기에 대선 부정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수습하고 들어갔으면 상황이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되진 않았죠. 그래서 우리가 한 얘기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을 사태로 발전하고 있다.” 이미 경고했습니다. 그때 수습했더라면 이렇게 안 되었을 텐데 이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전략적 실패라고 봐야 합니다.
▶ 그래서 지난주에 박근혜 대통령이 “원칙적으로 수사하겠다.”고 입장을 표명했는데요.
-말씀은 그렇지만 제가 볼 때 형식과 내용도 불비합니다. 모자라요. 어떻게 했어야 하냐면 기자회견을 특별히 하셔서 “이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 대선 때 저는 지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렇게 된 것에 대해선 책임이 있습니다. 또 제가 선거를 사흘 남겨놓고 댓글녀에 대해서 인권유린이고 정상적인 임무를 하는데 이렇게 얘기한 것은 그때 상황을 잘못 알았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그 점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사과는 분명히 해야죠. 최소한 그 부분은 사과해야 합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일이 이렇게 돌아간 것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사과합니다.” 정중하게 국민 앞에 사과하고.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후속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그리고 관계되는 남재준 기타 등등의 사람들을 다 정리했어야죠.
▶ 지금 민주당의 입장은 계속해서 대통령의 사과와 국정원장의 해임. 그 기조가 그대로 가는 겁니까?
-대통령께서 국정 운영을 깨끗하게 하시려면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안하면.. 지금 정권을 쥐고 있는 박근혜정부니까 우리야 계속 시위를 하고 항의를 하겠죠. 그러나 우리 힘으로 넘어뜨리기는 힘들 겁니다. 그것을 극복하긴 힘들 겁니다. 그러나 그것이 국정을 제대로 운영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계속 이런 식으로 가면 국정원은 계속 헛바퀴 도는 상황으로 돌아갈 겁니다. 그래서 참 안타까워요. 박근혜 대통령이 이 상황을 잘 정리해서 새로운 차원에서 국가경영을 하도록 해야 하는데 왜 그것을 못할까. 참 그것이 안타까워요. 참모가 없어요. 이 상황에서 참모들이 나서서.. 모르죠, 이번에 새로 보궐 선거에 당선된 참모들이 나서서 “대통령 각하, 이 상황을 정리하십니다. 우리가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새로운 차원으로 갑시다.” 이런 진언을 해야 합니다.
▶ 서청원 전 대표에게 기대를 하고 계세요?
-안 그렇습니까? 소통보다도 서청원 대표가 그런 스타일이니까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그렇게 안하면 국정이 안 풀려요. 우리보다 정말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서 그렇게 얘기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 그래서 안철수 의원이 오늘 특검을 하자고 여야에 제안을 했습니다. 그래서 민주당에선 반길 것도 같은데 유보적인 입장이에요. 왜 그런 겁니까?
-반가운 소리인데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속된 말로 피 터지게 싸우는 상황이 몇 개월 동안 있지 않았습니까. 그동안 안철수 의원은 뭘 하고 계셨는지 답답해요. 미리 몇 달 전부터 민주당과 같이 “새누리당이 잘못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이렇게 같이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타이밍의 문제도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문제를 제기하는 강도도 조금 그래요.
▶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세요?
-의도라고 보기에는 그렇고요. 안철수 의원의 스타일이 그런 것이 아닌가. 소위 중도적인 입장으로 가는 건지. 좋게 얘기하면 그렇게 되겠죠. 야당을 지지지하는 분들 입장에선 답답한 느낌을 받습니다. 저 개인적으론 그렇게 느낍니다.
▶ 안철수 의원이 처음에는 야권 연대는 안하겠다고 얘기했는데 사안에 따라서 연대를 할 수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민주당에 연대하자고 손을 내밀면 받으실 겁니까?
-우리야 당연히 연대를 해야죠. 분명히 말씀드립니다만 지금 정의당, 안철수 의원이 만들겠다고 하는 단체들, 그리고 우리 민주당. 3자가 합쳐서 같이 대항을 해야죠. 거대 여당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뭉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죠.
▶ 안철수 의원이 먼저 주도적으로 끌고 나간다면 민주당이 끌려가는 양상이 될 텐데요.
-끌려 나가고 끌고, 이것이 문제가 되리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함께 하는 거죠. 능력이 있으면 주도를 해야죠. 그런 능력이 없으면 받아들여야죠.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이번 재보선이 끝나고 김한길 대표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 상당히 많이 나왔습니다. 그 부분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김한길 대표의 원래 스타일이 온유한 사람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 그래도 풍찬노숙을 몇 개월 했습니다. 서울 시청에서 한댓잠을 자면서 버틴 것을 우리 당 입장에서 잘 알고 있는데 김한길 대표가 책임져야 된다고 말 못하죠.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개인적 정성과 애쓴 것을 생각하면..
▶ 어느 정도 지지를 얻은 거군요?
-그렇죠.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 상황에서 시의 적절하게 싸웠는데. 100% 잘 싸웠다고 말하는 것은 힘들지 모르겠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싸웠는데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얘기가 안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 민주당의 리더십 문제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몇 년간 이런 문제가 왜 계속 나올까요?
-저 위에서부터 하면 그렇습니다. 야권 분열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민주당과 열린 우리당으로 나눠지면서 가다가 민주당으로 다시 통합하지 않았습니까. 통합 이후로는 그 사태가 약간 진정이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흩어지면 다 분열되는 것이고 뭉치면 그나마 유지가 되는 겁니다. 그런데 지난번 대선에서 우리가 패배하지 않았습니까. 대선 패배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등이 있었지만 김한길 체제로 왔다고 보면 됩니다. 대선패배 이후로 김한길 체제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지 그 사이에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비상대책위원회가 있었고 전당대회를 치러서 김한길 대표가 정식으로 등장했기 때문에 단일 체제로 계속 가고 있는 겁니다. 분열은 없습니다.
▶ 오늘 검찰에서 문재인 의원에게 소환을 통보했고 이번 주나 다음 주에 검찰의 최종 수사 결과가 나올 것 같습니다. 민주당이 또 NLL 대화록으로 수세에 몰리는 건 아닙니까?
-대화록이 뭔가 문제냐. 국민들은 이것이 헷갈려요. 노무현 대통령이 대화록을 국정원에 넘겼습니다. 만일 노무현 대통령이 대화록을 숨길 일이 있었으면 왜 국정원에 대화록을 넘겼겠습니까?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노무현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을 모시고 있던 문재인 의원 입장에서는 “하나도 꿀릴 것이 없다, 나는 당당하다.” 이 입장이 기본입니다. 그런데 다른 것을 다 제쳐놓고라도 문재인 의원에 책임이 있다고 해서 부른다고 치십시다. 사실 제일 문제는 김무성 의원이 지난 대선 당시에 대화록을 줄줄이 외웠습니다. 그 출처가 어디냐. 권영세 주중대사도 똑같이 그렇게 했습니다. 문재인 의원을 부르기 전에 두 사람이 먼저 가서 사실을 얘기해야 합니다. “어디서 들었다, 어디서 보았다.” 이것은 하나도 얘기하지 않고 왜 문재인 의원을 부르느냐 이거죠. 이런 문제들이 지적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당당하기 때문에 전혀 염려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서 자신이 알고 있는 대로 얘기하고. 그리고 검찰에 추궁해야 될 것 같아요. “왜 안
▶ 검찰수사를 발표하면 검찰에 대한 신뢰성 얘기가 또 나오는 거 아닙니까?
-지켜봐야죠. 보나마나 뻔 할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검찰총장도 바뀌었고 윤석열 팀장도 바뀌었기 때문에 뭘 기대하겠습니까. 기대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