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2015년 공연되는 뮤지컬 ‘무한도전’은 ‘처음’과 굉장히 관련이 깊다. 박희순의 첫 뮤지컬 연출가 데뷔작이고, 초연작이며, 파릇파릇한 스무 살 신인 배우가 대학로 무대 위에 올라 처음으로 관객들과 만나는 순간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무한동력’은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뮤지컬이다. 웹툰 ‘무한동력’은 ‘무한동력’은 무한동력기관을 만드는 괴짜 발명가의 하숙집에 모여든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으로, 2012년 네이버 웹툰 연재 당시 평점 9.9, 매회 댓글 수 1만 건 이상을 기록한 화제작이기도 하다. 녹록하지 않은 현실을 헤쳐 나가는 청춘들을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내 많은 호평을 받았었다.
뮤지컬로 다시 태어나는 ‘무한동력’은 원작에서 주는 감동은 그대로 유지하되, 조금 더 파워풀하게 그려질 전망이다. 21일 오후 서울 대학로 TOM 연습실에서 진행된 ‘무한동력’의 연습실 공개 현장에서 연출을 맡은 박희순은 “‘무한동력’에 앞서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가 먼저 뮤지컬로 제작됐다. ‘신과 함께’가 원작의 느낌을 살려서 시연을 했다면, ‘무한동력’은 다른 각도로 해석을 해서 진행하고 있다. 다른 부분이 많을 것 같다”며 원작과의 차이점에 대해 언급했다.
원작과 가장 많이 달라지는 점은 고철 더미를 모아 무한동력기관을 만드는 괴짜 발명가이자 하숙집 주인 한원식이라는 인물이다. 박희순은 “힘없는 아저씨 황원식을 돈키호테 같은 인물로 표현해 봤다. 황원식을 바라보는 가족들과 그를 존경하는 하숙생 청년들의 빛과 그림자를 보여주고 싶다”며 “어떤 새로운 창작물이 나올까 기대를 해 주시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박희순의 연출가 데뷔는 ‘무한도전’의 작곡과 작사를 맡은 이지혜 작곡가의 영향이 컸다. 배우가 아닌 연출자가 된 계기에 대해 박희순은 “2년 전 이지혜 작곡가의 콘서트 초대를 받았다. 음악이 좋고 재미있더라. 뮤지컬을 만들면 재미있겠다 싶었는데, 어느 날 느닷없이 연출제의를 하더라”며 “대본을 받아보자 했더니 2년 동안 소식이 없어, 무산됐나보다 했다. 그런데 얼마 전 대본을 가지고 오더니 ‘도장만 찍으면 된다고’고 말하더라. 그래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지혜 작곡가는 “개인적으로 극단 목화의 연출 스타일을 좋아한다. 박희순이 목화에 있으면서 오랫동안 트레이닝을 받고, 스타일리시한 연출에 대해 잘 아고 있다고 생각해서 제안을 했다”며 “개인적으로 박희순과 술친구이다. 평소 박희순을 보면 술자리에 끝까지 남아 모든 사람을 챙긴다. 그런 마음이 좋았다. ‘무한동력’에 경력이 오래된 배우도 있지만 사실 이제 막 데뷔한 신인도 있다. 모두를 보듬고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박희순을 연출가로 제안한 이유를 밝혔다.
배우 출신의 연출가 박희순의 연출은 배우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있을까. 이에 취업준비생 장선재 역을 연기하는 이상이는 “배우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연출이다. 무심코 넘어가기 쉬운 부분을 꼭 집어주신다. 배우입장에서는 감사하고 좋은데 한편으로는 거짓으로 표현할 수 없어 무섭기도 하다”고 말하면서도 “여담이지만 연습실에서는 그냥 ‘연출님’이셨는데 어느 날은 행사를 위해 정장 입으셨더라. 나도 모르게 배우 같아서 크게 놀랐었다”고 말하며 ‘연출가 박희순’에 잘 적응하고 있음을 알렸다.
박정원 역시 “연출님이 배우시고 극단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배우의 입장을 누구보다 잘 아신다. 연출로서 전체적인 그림도 잘 보시지만, 시선처리와 같은 디테일한 것도 잘 보신다”며 “힘든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수용도 잘 해 주신다”고 연출가로서 높은 점수를 주었다.
박희순 외에도 ‘무한동력’을 통해 가슴 떨리는 데뷔를 하는 배우도 있다. 바로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겪고 있는 고교생 한수동 역의 김지웅와 김경록이다. 두 배우의 나이는 모두 스무 살. 교복을 벗은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은, 작품을 위해 다시 교복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처음 서는 무대에 대한 긴장과 떨림을 빨개진 얼굴로 드러낸 김지웅은 “무대에서 연기를 하는 것도 처음이고 떨린다. 신인으로서 좋은 것은 선배님들에게 많은 것을 배운다. 피와 살이 된다. 최대한 실수 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경록 역시 “첫 데뷔 작품인데, 좋은 형 누나들과 작품을 하게 되서 많이 배우고 떨린다.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모습 보여 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무한동력’의 연습실은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했다. 배우들은 연습을 하는 중간 중간 서로를 향해 장난을 치며 연습실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만들었으며, 뮤지컬 경험이 풍부한 선배 배우들은 어린 배우들을 챙기며 이끌어 나갔다. 연출부터 많은 것들이 다 처음인 ‘무한동력’이지만, 밝고 유쾌한 연습실의 공기와, 귀에 감기는 음악들은 본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에 충부했다.
‘무한동력’은 오는 9월4일부터 2016년 1월 3일까지 대학로TOM 1관에서 공연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