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서민교 기자] 대구를 평정한 뮤지컬 ‘투란도트’가 중국을 찍고 공연문화의 중심지 서울로 무대를 옮긴다.
지역 창작 뮤지컬의 한계를 깨고 진화하는 ‘투란도트’는 음역대의 한계에도 과감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투란도트의 배우는 아무나 못 부르게 하겠다.”
‘투란도트’의 작곡을 책임진 장소영 음악감독은 19일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 참석해 당찬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서울 공연을 위해 엄청나게 심혈을 기울인 흔적의 표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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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투란도트에서 열창하고 있는 정동하와 리사. 사진=정일구 기자 |
뮤지컬 ‘투란도트’는 세계 4대 오페라로 꼽히는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를 바다 속 가상 세계로 옮겨 재해석한 웰메이드 창작뮤지컬로 대구시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공동 제작해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오페라와 달리 뮤지컬 ‘투란도트’의 넘버는 애절하면서도 대중적인 멜로디로 관객과 한층 친숙해졌으며, 여기에 바다 속 용궁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군무가 가미되면서 뮤지컬만의 매력을 형성했다. 또한 뮤지컬 무대에 영상을 접목시켜 신비로움까지 더했다.
‘투란도트’는 2011년 제5회 DIMF 개막작을 시작으로 높은 점유율과 관객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새로운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입증해 왔다. 또한 2012년 중국 동관시 뮤지컬 페스티벌 폐막작으로 초청돼 특별대상을 수상했고, 2014년 11월에는 상해국제아트페스티벌 초청 전석 매진 공연되기도 했다.
이후 서울 공연은 처음이다. 제작진은 이번 서울 초연을 위해 음악과 안무, 이야기 등을 새롭게 각색해 볼거리를 더했다.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음악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엔딩의 애절한 느낌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새롭게 추가된 뮤지컬 넘버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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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으로 뮤지컬 무대에 도전하는 알리. 사진=정일구 기자 |
“세계로 나가기 이전에 서울 관객들이 더 무섭고 예리하다고 생각한다. 라이센스 뮤지컬의 홍수인 이 시대에 창작뮤지컬이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해 심혈을 기울였다.”
장소영 음악감독의 자신감은 140분의 격정적 절창과 열연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
장 음악감독은 서울 공연을 위해 새롭게 추가된 곡에 대해 “공연을 계속 하다 보니까 캐릭터의 감성에 호소하는 마음을 노래하는 부분이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관객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엔딩 부분이 약하다는 느낌을 받아 이중창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투란도트’의 음악은 웬만한 뮤지컬 배우들이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고음이 주를 이룬다. 장 음악감독의 애착과 고집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장 음악감독은 “‘투란도트’는 아무나 못 부르게 하겠다는 각오로 만들었다. ‘투란도트’를 하는 배우는 가창력이 꽤 괜찮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사람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합류한 배우들은 다 그렇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서울 공연에 참여한 배우들은 가창력으로 손꼽힌다. 투란도트 역에 박소연, 리사, 알리, 칼라프 역에 이건명, 정동하, 이창민 등이 출연한다.
이건명은 “고음이 가능한 음역대를 갖고 있는 배우들을 선택했기 때문에 음역대에 대한 부담은 없다. 오히려 과욕으로 인한 문제가 있을 뿐”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이창민은 연습 도중 과욕으로 고음을 지르다 빈혈 증세까지 보였다는 후문. 이창민은 “첫 오픈공연을 한 뒤에 집에 갔더니 체중이 500g이나 빠졌더라”면서도 “부르고 난 뒤의 그 쾌감과 만족도는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또 박소연은 “공연을 하는 동안 모든 것을 쏟아 붓기 때문에 공연이 끝난 뒤에는 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다. 목 관리를 위해 곧바로 집에 가서 잘 자는 방법밖에 없다”고 고충을 털어놓을 정도다. 뮤지컬 배우로 초연을 앞둔 알리의 새로운 모습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한편 뮤지컬 ‘투란도트’는 지난 17일부터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시작해 다음달 13일까지 계속된다.
서민교 기자 11coolguy@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