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9일 예스24의 일간 베스트셀러 10위권에는 원작 소설 '너의 이름은'이 1위, 특별판인 '너의 이름은 Another Side: Earthbound'가 4위, 만화 '너의 이름은 1'이 7위, 심지어 동명의 직소퍼즐은 10위에 올랐다. 같은 날 인터넷교보문고에서도 원작 소설과 특별판은 나란히 1~2위를 기록했고, 만화 버전은 9위에 올라있다.
'너의 이름은'은 꿈 속에서 몸이 뒤바뀐 도시 소년 타키와 시골 소녀 미츠하,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유쾌한 소동극이다. 일본에서 1500만명, 중국에서 1700만명의 관객을 모은 '범아시아적 히트'로 국내의 흥행도 예상된 바다. 이 속도라면 일본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작 '하울의 움직이는 작은성'(2004)의 기록(261만명)도 갈아치울 전망이다.
'너의 이름은'은 단순한 연애 판타지를 넘어 일본 3·11 도호쿠 대지진의 상처를 어루만진다는 점에서 일본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평가받는다. 신카이 감독은 사전에 "대지진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위로를, 사랑과 연애에 주저하는 젊은이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에서의 흥행은 일·중 흥행에 대한 입소문에 힘입은 데다 영화 자체의 보편적인 메시지가 호소력을 발휘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한 운명의 실타래로 엮인 남녀 간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아름다운 작화로 유려하게 그려낸 점도 청춘남녀들의 감성을 잘 건드렸다고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혜성의 추락이라는 대재난으로 무고한 사람들이 죽는다는 설정이 지난 세월호 참사의 아픈 기억을 불러일으켜 감정이입을 극대화시킨다는 해석도 나온다.
'포스트 하야오' 시대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차세대 거장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각본과 연출을 겸한데 이어 원작 소설도 직접 썼다. 소설의 인기가 놀라운 것은 기존에는 성인층에게 외면받던 라이트노벨이라는 점이다. 라이트노벨은 판타지와 로맨스 장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일러스트레이션이 가미된 가벼운 두께의 소설로 10대에게만 '컬트'적 인기를 누렸다. 그런데 '너의 이름은'은 20~30대 남성 계층에게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예스24 판매량 분석에서 20대 남성은 28.1%, 30대 남성은 24.0%, 10대 남성은 12.3%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는 영화 관람객이 소설 독자로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너의 이름은'은 일본 출판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원소스멀티유즈(OSMU)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원작 소설은 일본에서도 100만부를 돌파한 히트작이다. 번외편 격인 '너의 이름은 Another Side: Earthbound'은 애니메이션에서는 담지 못한 4편의 이야기를 담았다. 미츠하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시각에서 '스핀 오프' 성격의 이야기를 다룬다. 만화 '너의 이름은'은 코토네 란마루가 작화 한 작품으로 일본에서는 '코미컬라이즈'라는 장르로 불리는 소설 원작 만화의 전형적
[김슬기 기자 /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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