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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레벨업`에서 `게임덕후` 신연화 역으로 등장하는 한보름(왼쪽)과 구조조정 전문가 안단테 역을 맡은 성훈이 드라마 로고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김재훈 기자] |
극 초반부에 둘은 로맨스는커녕 협업조차 온전히 수행하기 어려운 관계다. 일에 몰입하는 안단테가 좀처럼 주변인에게 감정의 결을 드러내지 않아서다. 성훈은 단테의 그런 성격이 자신과 닮아 있다고 말했다.
"저도 평소에 웬만하면 화가 나더라도 화를 내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웃긴 게 있어도 덜 웃으려고 하고요. 항상 중심을 잡으려고 하죠. 감정 표현을 잘 안 하는 점이 단테와 비슷한 것 같아요."
두 사람이 티격태격 싸우는 과정에서 은근히 싹트는 로맨스를 보는 게 이 드라마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다. 한보름은 기계 같은 남자 안단테의 매력을 '츤데레'(상대에게 관심이 있으면서도 쌀쌀맞게 행동하는 성격)로 설명했다.
"안단테에겐 까칠하지만 따뜻한 면이 조금씩 드러나요.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게 만들고, 결국 매력을 느끼게 하는 캐릭터죠."
'지적질'을 하지 않고는 못 견디는 단테와 한번도 이를 고분고분 듣지 않는 연화가 빚는 마찰에 촬영 현장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성훈은 그 웃음이 안방극장에도 그대로 전달될 거라 자신했다. "연예계와 사회에 사건 사고가 많아 무거운 시기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웃음을 가져가실 수 있을 거라 장담할 수 있어요. 뻔하지 않은 코미디를 보여주려고 신경 썼거든요. 웃다가 촬영이 늦어질 정도였죠."
현장이 화기애애했던 것은 팀워크의 중요성에 대한 성훈의 믿음 때문이기도 했다. 스스로를 승부욕이 없는 성격이라고 설명한 성훈은 최근 MBC '나 혼자 산다' 체육대회에서 팀 대항전 승리에 집착하는 모습으로 큰 웃음을 남겼다.
"저 혼자면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이니까 적당히 했겠죠. 그런데 팀원 전원의 승패로 이어지잖아요. 제가 대충 하면 다른 사람들이 어려워하니까요.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인상 쓰면서 일하는 것보다 웃으면서 일하는 게 모두 더 행복하죠."
한보름은 자신이 연기한 연화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연화는 자신보다 직급상 위인 사람에게도 꼭 필요한 이야기라면 직언을 아끼지 않는 성격이다.
"부당한 일이나 불편한 일이 있을 때 대표로 나서서 이야기할 수 있는 점이 존경스럽더라고요. 자신보다 위치가 높은 사람에게 바른 소리를 하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죠."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연화와 한보름은 꼭 닮아 있기도 하다. 연화는 회사가 부도 위기에 처했을지언정 실망하지 않고, 이를 극복할 방법을 찾는 인물이다. 아이돌 데뷔를 준비하던 한보름은 가수로 커리어가 물거품이 된 이후에도 다양한 분야에 꾸준히 도전하며 미래를 기약했다.
"일이 없는 시간에 고민이 많았어요. 무기력하게 지내다 보니깐 원형탈모도 오고, 우울증이 생기더라고요.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새로운 걸 배우고 취미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렇게 시작한 취미에 푹 빠져서 재즈댄스 강사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