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 이후 잠시 주춤하던 독립영화들이 다시 약진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개봉한 '똥파리'가 예상 밖의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똥파리'의 흥행, 어디까지 갈 것인지, 김천홍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이미 해외 주요 영화제를 휩쓸며 조심스레 흥행을 예감했던 영화 '똥파리'.
지난주 수많은 화제작과 함께 개봉했지만, 불과 나흘 동안 2만 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았습니다.
지난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노잉'과 비교하면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숫자지만, '노잉'이 400개가 훨씬 넘는 스크린에 걸린 데 반해 '똥파리'는 고작 60여 스크린에서 상영됐습니다.
올해 선전한 독립영화들과 비교해 흥행 속도도 빠릅니다.
2만 관객 돌파에 '워낭소리'가 2주, '낮술'이 한 달 걸렸지만, '똥파리'는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해외 영화제 수상이라는 후광에, 아마추어 같지만, 꾸밈없는 영상이 관객들을 모으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 인터뷰 : 양익준 / '똥파리' 감독
- "영화과를 다니지 않았던 사람이에요. 저는 영화 공부를 해 본 적이 없고…. 뭐를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그러나 전문가들은 '똥파리'가 '워낭소리'와 같은 대박을 터뜨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선 전체 관람가였던 '워낭소리'와 달리, '똥파리'는 18세 이상 관람가라는 게 걸림돌입니다.
여기에 스크린 수가 가장 문제입니다.
'워낭소리'의 경우, 마침 큰 화제작들이 없었기 때문에 스크린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려나갈 수 있었지만, '똥파리'는 당장 이번 주부터 스크린 유지를 걱정해야 할 판입니다.
▶ 인터뷰 : 임성규 / 롯데시네마 홍보팀 과장
- "앞으로도 관객들의 많은 호응이 예상되지만, 4~5월 좋은 한국영화와 외국영화의 잇단 개봉 탓에 스크린 수는 좀 줄어들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또 한 번의 대박은 무리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똥파리'는 가라앉은 한국영화계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천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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