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명품브랜드가 아동복까지 파고들고 있다.
버버리칠드런, 아르마니주니어, 랄프로렌 칠드런, 리틀 마크제이콥스 등 소위 명품 아동 브랜드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하며 세를 키우고 있다. 최근 아이를 하나만 낳아서 키우는 골드키즈 골드맘이 많아진 탓이다. 이처럼 명품 아동복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백화점들은 저마다 잘되는 명품의 아동복 라인을 경쟁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국산 아동복은 점차 설 자리를 잃고 밀려나는 형국이다.
내년 봄에는 이탈리아의 유명 브랜드 구찌의 아동복이 들어온다. 롯데백화점은 구찌가 내년 2월 국내에 론칭하는 `구찌키즈`를 입점시키기 위해 구찌코리아 측과 협상 중이다. 원래 이탈리아를 비롯한 대부분 국가에서 구찌 성인 매장 안에 숍인숍 형태로 아동복을 선보이는 데 반해 롯데는 `버버리칠드런`처럼 `구찌키즈`를 단독매장으로 꾸밀 예정이다.
김상열 롯데백화점 아동복담당 과장은 "골드키즈 트렌드 속에 직수입 상품군이 높은 신장률을 보이고 있어 이번에 `구찌키즈`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올 한 해(이달 14일까지) 아동복 매출이 9%가량 증가했는데, 버버리칠드런 등 수입브랜드는 매출이 20%가량 증가했다. 특히 본점과 무역센터점 내 수입아동복만 모아 놓은 편집매장 `스타일아이`의 경우 올해 매출 신장률이 60%가량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로베르토 까발리(이탈리아), 샤토 드 샤블(프랑스), 노노(네덜란드) 등이 남다른 소황제 패션아이템을 찾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어서다.
현대백화점은 수입 명품 아동복 판매가 늘어나자 이번 추동시즌에는 자체 수입하는 여성복 쥬시쿠튀르의 아동복인 쥬시쿠튀르 키즈를 론칭해 본점과 무역센터점에 매장을 냈다.
정덕희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아동복바이어는 "한 가정 아동 수가 적어지면서 이른바 소황제들을 위한 부모 소비가 늘어나고 아이 주변의 할머니와 이모, 고모 등이 선물용으로 옷을 사기 때문에 고급 수입 의류를 찾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 명품관에 입점해 있는 `리틀 마크제이콥스`는 티셔츠 한 벌이 12만~15만원대, 니트와 가디건이 24만~29만원대, 아우터가 30만~40만원대 등 가격대가 어른 옷 못지않게 높은 편이지만 전년 대비(1~10월 누계) 20% 이상 신장했다. 갤러리아 타임월드점에 입점한 `버버리 칠드런`은 전년 대비(1~10월 누계) 50%가량 매출이 크게 늘었다.
유아복의 에르메스라고 불리는 프랑스 유아복 `봉쁘앙`은 지난해 도입 이래 고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아용 티셔츠 한 벌이 20만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지만 전도연 등 유명 연예인 자녀들이 입는다는 입소문을 타고
한편 명품 아동복 득세 속에 국산 아동복은 백화점에서 점차 할인점이나 대형마트로 밀려나는 추세다. 한 국내 아동복업체 임원은 "가뜩이나 백화점 아동복 매장이 줄어드는 와중에 명품 아동복까지 자리를 차지해 설 자리가 없다"면서 "앞으로 성인복처럼 아동복도 명품브랜드에 완전히 밀려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지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