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도청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부랴부랴 모든 정보를 관련 국가에 제공하겠다며 진화를 시도했지만, 여전히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입니다.
최윤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전직 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가 계속되면서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포함해 38개 나라의 대사관에서 스파이 행위를 한 것으로 새롭게 밝혀졌습니다.
유럽 각국은 브뤼셀의 EU 본부 건물을 도청한 사실에 대해 맹렬히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EU와 미국 간에 추진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 FTA 협상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특히 미국의 감시 타깃이 돼온 것으로 알려진 독일은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등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독일 법무장관은 미국이 유럽을 적으로 생각했다는 것은 상상을 뛰어넘는다며, 냉전 당시를 연상시키는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스파이 행위가 중단됐다는 보장이 이뤄지기 전에는 미국과 어떠한 협상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도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러시아는 테러리즘과의 전쟁이란 명분으로 도청 시스템을 설명할 수 없다며 비판했고, 미국으로부터 사이버해킹의 주범으로 몰렸던 중국도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할 방침입니다.
특히 러시아 정부는 에드워드 스노든이 러시아에 망명을 요청했다고 밝히면서 미국 정부의 입지는 더욱 좁아드는 모습입니다.
외국 순방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은 해명하기에 바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모든 관련 정보를 EU 회원국에 넘기겠다고 말했고, 케리 국무장관은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를 만나 다른 나라도 다 하는 일이라며, 정확한 상황을 파악해 알려주겠다고전했습니다.
미국은 뒤늦게 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도·감청 파문은 쉽게 가라앉기 어려워 보입니다.
MBN뉴스 최윤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