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원자 속 전자의 공간적 분포 상태를 상온에서도 정확히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김용현 KAIST 나노과학기술대학원 교수와 여호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 연구팀은 온도차를 이용해 전압을 발생시켜 선명한 원자의 영상은 물론 전자의 구름 모양도 관찰할 수 있는 '주사제벡현미경(SSM, Scanning Seebeck Microscope)'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모든 물체는 매우 작은 알갱이인 원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원자는 원자핵과 그 주변을 구름 모양으로 둘러싼 상대적으로 매우 가벼운 전자로 구성돼 있다. 이 전자 구름 모양을 최초로 관측한 기술이 1981년 스위스 IBM에서 발명된 '주사터널링현미경(STM, Scanning Tunneling Microscope)'이다. 지금까지 전자구름을 관측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이었으며 이 현미경을 개발한 비니히와 로러 박사는 공로로 1986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하지만 이 기술은 아주 작은 전기신호를 감지하기 위한 초정밀.극저온 환경에서는 많은 제약이 있었다. 또 전압을 가해 전류를 측정하는 기존 방식은 전류가 흐르면서 원자핵을 둘러싸고 있는 전자 구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실제로는 왜곡된 형태를 볼 수밖에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기존 방식을 완전히 탈피한 방식인 한쪽에 열을 가해 두 물질의 온도차로 전압이 발생하는 '제벡효과'라는 물리현상을 활용했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원자수준 제벡효과로부터 전자구름이 관측되는 이론적 원리를 양자역학에 기초해 규명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험
여호기 박사는 "열과 전자의 상호작용을 이용하면 마치 기존 주사터널링현미경 기술에 자연적인 미분증폭기를 설치한 효과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라며 "향후 기존 기술과 상호보완적으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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