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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홈플러스는 이날부터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500개 신선식품에 대해 최대 30% 가격을 인하하고 당분간 할인 정책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도성환 홈플러스 시장이 나서서 "내부 개선과 사회 기여를 염두한 혁신을 단행하겠다”고 밝힌 뒤 시작한 첫 할인행사다.
홈플러스 측은 이번 가격 경쟁을 위해 1000억원의 자체 마진을 포기하고 물량 공급과 할인에 집중하기로 했다.
매주 목요일 점포에 배치되는 홈플러스 홍보 전단에 따르면 딸기 1.4kg의 가격은 8800원으로 기존 1만5550원에 비해 크게 싸졌다. 국내산 해동갈치(대)도 기존 6900원에서 3800원까지 낮아졌다. 특히 딸기는 처음 기존가격에서 1만원대로 내렸다가 추가 할인에 들어갔다. 씨없는 청포도 역시 추가로 가격을 낮췄고 1등급 한우도 100g당 4320원에 판매해 기존 할인 계획보다 200원가량 더 가격을 떨어뜨렸다. 홈플러스의 할인 정책에 대응해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맞불 작전'을 펼쳤기 때문이다.
목요일에는 마트의 할인 정보가 담긴 홍보 전단지가 배포된다. 때문에 이마트를 비롯해 롯데마트, 홈플러스가 경쟁사의 할인 정보가 담긴 홍보 전단지를 사전 입수해 계속 가격조정에 나서면서 '최저가'향해 서로 가격 떨어뜨리기를 진행하고 있는 것. 홈플러스의 경우 경쟁사의 가격을 입수한 뒤 경쟁 물품의 가격을 더 낮추면서 전단지에 수정 스티커를 부착하기도 했다.
주요 경쟁품목인 이마트의 국내산 갈치 가격은 현재 3800원이며 한우 가격 역시 100g에 4300원으로 내려갔다. 롯데마트의 경우 롯데·신한·KB국민·현대·하나카드로 결제 시 한우 100g을 4320원에 판매한다. 마트간 10원 단위로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롯데마트 측은 "매주 2~3회에 걸쳐 시장 조사를 진행해 인근 경쟁점과 가격 대응에 나서고 있다”며 "이번 홈플러스의 광고는 사전에 충분히 예견된 수준으로 상품기획자(MD)의 전략을 통해 상품을 충분히 준비한 만큼 가격 대응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측은 "행사 시작 첫 주라 부득이하게 가격전쟁 구도가 형성됐다”라며 "초심을 잃지 않고 고객에게 집중해 좋은 상품을 지속적으로 저렴하게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은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장을 보러 나왔다는 차화련(53)씨는 "경기가 좋지 않은데 마트가 나서서 가격을 낮춘다면 일단 소비자 입장에서는 양손들고 반길만한 일”이라며 "일회성으로 그치거나 '최저가'를 내세우기 위해 적은 할인폭임에도 생색만 내는 것이 안 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마트간 가격경쟁이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통한 실질적인 가격인하 요인에 따라 할인이 된 거면 좋지만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즉흥적으로 일어날 경우 '제 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며 "특히 빠른 시간 내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는 건 소비자에게 '이전 가격은 고(高)가격'이었다는 신호가 될 수 있어 소비자
이어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체로서 단순히 가격적인 장점만이 아닌 품질이나 브랜드, 서비스 등을 신경써야 한다”며 "공정하고 신뢰받는 경쟁과 정책이 있어야 최근 급부상하는 온라인 유통시장에 대응해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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