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9층 행사장에는 세일 첫 날부터 나온 손님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세일 초반을 겨냥해 시작한 주방용품 행사를 찾은 주부 고객 덕분이었다. 행사장 바로 옆에 위치한 고객 데스크에는 사은품을 받기 위해 고객 20여명 가량이 영수증을 들고 줄을 서 있었다.
그러나 다른 층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영등포역과 바로 연결돼 있는 3층의 영캐쥬얼관 정도만 오고가는 방문객들이 다소 눈에 띌 뿐 나머지 층들은 세일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다. 한 캐쥬얼 패션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은 옷을 구매하자 “한 시간 만에 옷 한 벌 팔았다”며 “경기도 안좋은데 날까지 흐리니 손님이 더 없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백화점 봄 정기세일 첫 주말인 4일과 5일, 백화점 3사 매출이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경제가 롯데, 현대, 신세계백화점의 이틀간 매출을 분석한 결과 기존점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1.5%, 2.4%가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참사로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 봄 정기세일 실적에도 못미치거나 턱걸이로 넘긴 수치다. 지난 해 4월 4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백화점 정기세일은 16일 세월호 참사로 손님이 급격히 줄면서 각각 2.4~3.7%대 신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여전히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 붙어있음을 반증하는 셈이다.
백화점들이 공격적으로 특가 행사들을 진행하면서 그나마 2% 안팎의 신장률을 사수할 수 있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식품·패션 상품군에서 ‘줄서기 상품’이라는 타이틀로 대규모 특가 행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본점에서 100g당 1960원에 판매한 한우 1등급 불고기 300kg는 10분 만에 동이 났고 1000원짜리 티셔츠, 1만원짜리 니트도 30분만에 각 100장이 모두 나갔다. 식품류는 특가 행사에 힘입어 8%대의 높은 신장률을 보였지만 레저나 남·여 의류는 전부 2%대 역신장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5층에서 열린 ‘남성 해외패션 대전’에는 주말 하루동안 2천명이 넘는 고객이 몰렸다. 듀퐁, 란스미어 등의 지난 해 S/S상품을 대량으로 특가 판매한다는 소식이 입소문을 탄 덕이다. 그 덕분에 전체적인 매출 부진 속에 해외패션 상품군만 이틀간 홀로 8.3%라는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전 점포에서 열린 ‘스프링 골프페어’에서의 골프클럽 특가판매에 힘입어 골프상품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3% 늘었다.
다만 초반 실적 부
[장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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