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20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메르스 유행이후 처음으로 한명도 나오지 않았고 21일에도 3명 증가에 그쳤다. 사망자만 추가로 1명 나왔다. 이런 추세라면 메르스 감염이 이번주 중 한풀 꺾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결코 방심해서는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메르스 확산은 국가재난으로 또 다시 제2의 감염병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후대책 마련에 착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질병관리본부장이나 보건복지부 장관 교체 정도로 끝내서는 안된다. 국내외에서 유행하는 감염병이 발생하면 미국 ‘서전 제너럴(Surgeon General)’처럼 강력한 지휘권을 갖고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강대희 서울대의대 학장은 “서전 제너럴은 국가재난급 질병이 발생하면 초기부터 전권을 행사해 적극 대응한다”며 “우리도 서전 제너럴와 같은 조직을 만들어 외국 전문가를 앉혀도 된다는 새로운 각오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학장은 “현재 보건조직과 인력으로 꿰맞추는 시스템을 만들지 말고 완전히 새판을 짜야 한다”며 “언제 어디서나 즉시 대응할 준비가 되어있는 질병탐정을 양성하고, 감염병이 발생하면 ‘방역대통령’ 수준 권한을 행사할 수는 콘트롤 타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메르스는 지난 주말사이 퇴원자가 13명 늘고 누적 격리해제자 수가 격리대상자 보다 많아지는 ‘골든 크로스’가 일어나면서 진정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권덕철 중앙메르스대책본부 총괄반장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직원 관리·통제가 잘 되는 지와 함께 137번(환자 이송요원) 관련 추가 환자가 나올 지 여부, 강동경희대병원에서 76번 환자가 투석실 환자들에 영향을 미쳤는 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이 부분만 잘 통제하면 앞으로 대폭 확산은
지난 주말 발생한 추가 확진자 가운데 2명은 지난 7일 확진 판정을 받고 10일 사망한 76번(여·75) 환자로부터 감염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고, 1명은 지난 11일부터 삼성서울병원 메르스 환자를 돌보던 의사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 조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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