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재계가 팔을 걷고 나섰다. 헌혈, 온누리상품권 구입 및 기부, 소상공인 지원, 국내관광지원 등 여러가지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주요 기업은 재래시장 중소상인을 직·간접적으로 돕는 프로그램을 앞다퉈 가동하고 있다. 전경련과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들도 여름 휴가를 국내에서 보내자는 캠페인을 벌이는 등 내수 진작에 힘을 쏟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메르스 불황 타개를 위해 방안을 먼저 내놓은 기업은 SK다. 사회적 활동에 앞장서온 SK는 메르스 여파로 개인 헌혈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혈액 수급에 문제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난달 25일부터 그룹 차원의 헌혈 캠페인에 나섰다.
SK는 헌혈에 참여한 임직원 숫자만큼 전통시장 상품권인 온누리상품권을 직원 1인당 10만원어치 구입해 메르스로 고통받는 취약계층에 기부하기로 했다. SK그룹 직원 수는 8만명이다.
삼성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전통시장 상품권 300억원을 구매해 계열사 사업장에 근무 중인 협력회사 및 용역회사 직원들에게 지급할 방침이다.
메르스 사태가 종식되는 시점에 맞춰 중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현지 거래처 및 고객을 국내 초청하고 현지 우수사원에게 국내 관광 포상휴가를 제공하기로 했다.
현대차도 최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할인 적용 대상 차량을 구입하는 고객이 할인 대신 110% 상당의 전통시장상품권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50만원 할인하는 2015년형 그랜저를 사는 고객은 돈으로 할인을 받는 대신 55만원어치의 전통시장 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 이 혜택은 7월 출고되는 차량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현대차는 현대캐피탈에 할부금을 내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3개월간 할부금을 유예해주는 지원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입해 휴가지와 관광지 등에서 내수활성화에 나서는 것을 적극 검토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 협력사의 재정 부담 해소 등을 위해 4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협력사에 무이자로 최대 10억원까지 대출해주는 ‘유 드림(You Dream)’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로 했다.
또 LG계열사인 서브원과 LG생활건강, LG생명과학 임직원들은 지난달 29일 LG광화문빌딩 앞 헌혈버스에서 ‘헌혈 희망나눔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KT는 노조가 전국 단위로 재래시장 장보기 홍보 캠페인을 최근 시작했고 KT 본사도 이에 맞춰 직원들의 복리후생비용 중 120억원을 온누리상품권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온누리상품
재계 관계자는 “온누리상품권을 지급받은 취약계층은 생활 안정에 도움을 받고 상품권을 통해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전통시장과 중소상인들은 메르스로 인한 경기 침체 영향에서 벗어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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