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에 사는 30대남성 김 모씨는 두 달 전 해외구매대행업체를 통해 60인치 TV를 구매하기 위해 약 230만원을 송금했지만 아직까지 TV는 커녕 결제한 돈도 돌려받지 못했다. 업체 측은 물품 무게에 따라 비용이 추가되고 파손 시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가입비 10만원이 필요하다고 해 추가비용도 이미 지불했다. 하지만 며칠 뒤 업체 측은 무게가 많이 나가는 제품은 별도 포장을 해야 보상보험이 적용된다며 추가 40만원과 국내배송 화물운송비 20만원을 합친 총 60만원을 더 요구해왔다. 이에 김씨는 주문취소를 요청했으나 업체는 오히려 김씨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환불을 해주지 않고 있다.
최근 해외구매(해외직구)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관련 소비자불만도 급증하고 있다.
3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3년 간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해외구매 관련 소비자 불만상담 건수는 2012년 1181건, 2013년 1551건, 2014년 2781건으로 최근 3년새 약 2.4배 늘어났다. 특히 올해 상반기 상담건수는 3412건으로 전년 동기(1268건) 대비 약 2.7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에 접수된 해외구매 유형별 소비자상담은 구매대행(82.5%)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배송대행(8.0%), 직접배송(6.6%)의 순이었다. 이 중 배송대행 관련 상담은 전년 동기대비 약 4.7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외구매 급증에 따라 중·소규모 배송대행업체가 늘어나면서 관련 소비자 불만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불만이유별로는 배송지연·오배송·분실 등의 배송관련 불만이 35.2%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취소·반품 수수료 과다요구(21.9%), 제품 불량 및 AS 지연·거부(15.1%), 취소·환불 지연 및 거부(11.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배송관련 불만의 비중은 35.2%로 전년 동기(24.1%)에 비해 11.1%포인트 증가했고, 201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해외구매 관련 소비자상담이 가장 많았던 품목은 의류·신발로 53.3%를 차지했는데, 201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매년 소비자상담의 50~60% 규모를 차지했다. 이어 가방 등 잡화·신변용품이 11.7%, 취미·레저용품이 6.2%로 뒤를 이었으며, 전년도에 비해 TV, 태블릿PC 등의 가전·IT기기와, 건강보조식품류 관련 상담이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혼수용품 등으로 대형 TV를 구입하거나 건강과 자기관리를 위해 다이어트 식품, 식이보충제 등 건강보조식품을 많이 구입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역별 소비자상담 비율은 서울 32.7%, 경기 28.0%, 부산 5.7%, 경상도와 충청도가 각각 5.3%, 인천 4.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48.7%로 가장 많았고, 이어 20대(28.8%), 40대(16.1%), 50대(4.4%) 등의 순이었다.
구입금액 별로는 미국기준으로 관세 및 부가세가 부과되지 않는 20만원 미만(62.3%)이 가장 많았고, 40만원 미만(20.9%), 60만원 미만(6.5%), 1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대다수의 해외사이트는 주문취소에 대한 별도의 절차가 마련되지 않은데다가 이메일 또는 직접 전화통화로 주문취소를 해야하는 경우가 많으니 신중한 구입이 필요하다”며 “면세한도 확인 등 예상치 못한 세금 부과 역시 주의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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