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대두유)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식물스타놀 에스테르’가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저밀도)콜레스테롤 수치를 크게 떨어뜨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흔히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려면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을 섭취하라고 권유하는 이유는 식물에 들어있는 ‘식물 스테롤(plant sterol)’ 성분 덕분인데, 이 성분은 콜레스테롤과 분자구조가 유사해 콜레스테롤의 체내 흡수를 방해하고 몸 밖으로 배출된다. 특히 LDL-콜레스테롤에 작용해 떨어뜨리고 HDL-콜레스테롤은 유지시킨다.
이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식품에 첨가하기 어려워 오랜 시간 활용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핀란드의 ‘라이시오’회사에서 1989년 식물 스테롤을 ‘식물 스타놀 에스테르’ 형태로 가공하면 더 효과적이면서, 어떤 식품에도 첨가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오랜 연구 끝에 1995년 ‘식물 스타놀 에스테르’를 첨가한 마가린을 출시함으로써 ‘베네콜’ 브랜드가 탄생했다. 베네콜은 이롭다는 ‘베너핏(benefit)’과 ‘콜레스테롤(cholesterol)’의 합성어다.
대표적인 포화지방 식품인 마가린을 먹으면서도 혈중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려 주는 베네콜 마가린에 핀란드 국민들은 열광했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평소에 섭취하는 음식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베네콜의 성공 요인이었던 것이다.
핀란드는 베네콜을 활용한 노스 카렐리아(North Karelia) 프로젝트를 진행해 2006년 콜레스테롤에 의한 핀란드 중년 남성 사망률은 1969 ~1971년 평균치보다 절반 이상 감소했다. 또한 핀란드 전역의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률이 80% 이상 감소했고, 식생활 개선,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증대를 이끌어냈다.
베네콜은 약 10억유로(한화 약 1조 2000억원)규모의 유럽시장에서 콜레스테롤 저감관련 판매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는 영국, 핀란드 등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30여개국에서 발효유, 두유, 마가린, 버터, 식용유 등 120여종의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최근 인도네시아, 홍콩, 한국, 중국 등 아시아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3월 파스퇴르에서 발효유 형태의 건강기능식품으로 출시한 바 있다. 베네콜 발효유 한 병에는 식물 스타놀 에스테르가 3.4g 들어있어 하루 한 병으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할 수 있다. 해외 임상시험 결과, 2주간 일정량을 섭취한 실험군은 대조군에 비해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8%가량 유의적으로 감소했다. 최근에는 일반 식품 형태의 스타놀 요거트도 출시돼 더 편하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발표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콜레스테롤혈증 유병율은 2005년 8.0%에서 2013년 14.9%로 6.9%p 증가했다. 30세 이상 인구
베네콜 개발자인 핀란드의 잉그마 웨스터 박사는 “한국 등 아시아 지역은 육류 위주의 식습관이 확산되면서 콜레스테롤 위험 지역이 됐다”며 “식습관 개선과 베네콜 섭취로 콜레스테롤 위협을 줄인 핀란드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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