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들이 중국발 이중파고를 돌파하려면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발 이중파고란 중국과의 경쟁심화, 중국의 성장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대 중국 수출여건 악화를 말한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14일 중국경제 변화와 중소기업의 대응과제’ 보고서를 통해 아세안(ASEAN), 인도, 중동 등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시장을 찾으라는 넥스트 차이나 전략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미국, 독일, 일본에 이어 중국이 제조대국에서 제조강국으로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라며 저부가 중간재 기업이나 경쟁 열위 기업을 중심으로 사업구조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중간재 수입 비중이 2000년 64.4%에서 2013년 49.7%로 줄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 중국 중간재 수출비중은 78.1%(2013년)로 여전히 높아 중국의 교역구조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2020년에는 구매력 있는 중국의 중산층 인구가 6억명을 웃돌 것으로 보여 국내 기업은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에서 ‘메이드 포 차이나(Made for China)’로의 변화 추세에 맞춰 소비 시장을 공략하라고 대한상의는 주문했다.
이어 대한상의는 넥스트 차이나 시장 진출을 강화하며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전략을 제시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현재 우리 수출은 중국 비중이 4분의 1에 달해 중국의 GDP가 1% 떨어지면 우리 경제성장률이 0.17%포인트 내려가는 구조로 돼 있다.
보고서는 “한국은 세계 상위 10대 수출국 중 특정시장 의존도가 가장 높다”며 “중국 리스크를 줄이려면 아세안, 인도, 중동 진출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이 2020년에는 연구개발(R&D) 투자 세계 1위가 될 것이라는 미국 바텔연구소 전망을 근거로 중국과의 차별화를 위해 고부가 제품 개발에 주력할 것을 중소기업들에 권고했다.
최근 우리 중소기업이 R&D 투자를 늘려가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 혁신기업과 비교해서는 R&D 역량이 여전히 낮고, 중국기업과는 비슷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신관호 고려대 교수(대한상의 자문위원)는 “중국 자국산 소재·부품의 경쟁력이 높아져 국내 제품과의 격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위안화가 추가로 평가 절하되면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경쟁력 약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대한상의가 중소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중국의 경제상황 변화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업이 53%로 절반을 넘었다.
특히, 수출기업(62.8%)이 내수기업(43.2%)보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응답이 더 많았다.
중국의 경제상황 변화에 대한 대책 여부에 대해서는 ‘마련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58.2%, ‘계획 중이다’는 응답이 33.4%였다. ‘마련했다’는 응답은 8.4%에 불과했다.
중국에 경쟁력을 내줄 것을 우려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중국의 가격 경쟁력’(57.3%)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어 ‘중국의 품질·기술 경쟁력’(38.3%), ‘중국의 마케팅 경쟁력’(4.4%)이라고 답해 가격 외 경쟁에서도 중국에 뒤쳐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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