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인구가 1000만명에 달할 정도로 탈모는 현대인에게 가장 흔한 질병중 하나다. 탈모는 정상적으로 모발이 존재해야 할 부위에 모발이 탈락하거나 점점 줄어드는 증상을 말한다.
탈모는 원인과 증상에 따라 남성형 탈모, 휴지기 탈모, 여성형 탈모, 중증 원형탈모, 발모벽, 흉터형성 탈모 등으로 나뉜다.
가장 흔한 탈모 형태는 정수리나 이마의 M자 부위에서 시작하여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며 이마선이 점점 뒤로 후퇴하거나 두피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남성형 탈모다. 탈모 인구중 약 70~80%의 비중을 차지하는 남성형 탈모는 유전과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변환되면서 모낭을 공격해 발생한다.
그러나 일부 탈모환자는 일반 의약품 광고를 방송을 통해 접하면서 휴지기 탈모를 남성형 탈모로 혼동하기도 한다. 휴지기 탈모는 정수리 부분이나 가르마 위의 머리가 빠지면서 증상이 심화된다. 출산, 다이어트, 스트레스 등에 의해 발생하며, 주로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탈모는 원인과 증상이 모두 다르지만,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탈모가 의심되면 가장 먼저 피부과를 방문해 본인의 탈모유형과 상태부터 진단받아야 한다.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탈모 환자 10명중 1명만이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을 방문하기 전에 시행하는 치료방법은 샴푸와 에센스 등 탈모관리 제품사용이 86.2%로 가장 높았고 두피마사지(52.3%), 검은콩 등의 음식섭취(50.0%), 모자착용(29.0%), 운동(18.7%), 두피관리실(18.0%)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탈모관리 제품이나 음식섭취와 같은 치료 방법은 실제로 그 효과가 증명된 바 없다. 국정감사결과, 의약외품 탈모방지 샴푸로 허가를 받은 제품은 821개이지만 이중 단 4개만이 식약처의 임상시험을 준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은콩, 검은깨 등의 블랙푸드가 발모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속설 또한 의학적으로 입증된 바 없다. 검은콩에는 약하게나마 남성형 탈모의 주요 원인인 DHT를 억제하는 이소플라본이라는 성분이 함유돼 있지만 대부분 두피와 모발 건강에 도움이 되는 차원에 그칠 뿐 탈모진행을 막거나 이미 발생한 탈모를 치료해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홍남수 듀오피부과 원장은“아직도 많은 환자들이 잘못된 탈모치료 정보를 사실로 오해해 비의학적 치료와 속설에 의존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이는 환자들로 하여금 적절한 의학적 치료 기회를 상실시키는 것은 물론 환자에게 경제적, 정신적 피해까지도 야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탈모는 의학적으로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된 다양한 치료 방법이 존재한다. 따라서 초기부터 제대로 치료해 모발을 보존하고 진행을 더디게 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진행성 질환인 남성형 탈모까지도 극복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의학적으로 검증된 남성형 탈모치료 방법에는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요법이 있다.
초기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안전성과 효능이 검증된 경구용 치료제, 두피에 직접 바르는 치료제 등을 통한 약물치료만으로도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탈모의 주요 원인인 DHT의 생성을 억제하는 경구용 탈모치료제는 임상연구 결과 90%이상의 탈모억제 효과와 70%이상의 발모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약물치료 효과는 치료를 시작한 지 1년 경과 시점에서 극대화되어 이 때부터 눈에 띄는 가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탈모 진행이 심해 약물치료만으로 한계가 있는 환자라면 모발이식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모발이식수술은 탈모 영향을 받지 않는 후두부 모발을 탈모 부위로 옮겨 심는 수술로 한번 심은 모발은 더 이상 탈모가 일어나지 않고 영구적으로 유지된다. 단, 다른 부위의 모발은 탈모가 계속 진행될 수 있다. 기존 모발들의 탈모 진행
홍남수 원장은 “탈모는 유형과 진행시기에 따라 그 치료법이 모두 다른 만큼, 조기에 피부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고, 자신에게 맞은 의학적 치료를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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