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주쿠(일본 도쿄 패션거리) 패션 블로그를 운영했지만 주목받지 못했어요. 하지만 유튜브에서 1인 방송을 시작하면서 ‘나’를 내세운 패션 사업도 시작하게 됐죠.”(쿠마 미키)
지난 10일 일본 도쿄 번화가 ‘롯폰기(六本木)’ 에 위치한 구글 유튜브 스페이스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1인 창작자 쿠마 미키 씨 녹화가 한창이었다. 유튜브 스페이스는 현재 미국 뉴욕과 LA,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 등지에서 운영 중이다. 아시아·태평양(아태) 지역에서는 일본 도쿄에 유일하게 들어섰다.
도쿄 유튜브 스페이스는 500㎡규모. 자신만의 동영상 콘텐츠를 찍어 ‘유튜브’에 올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제작기간은 12시간에서 최대 3개월까지다. 촬영장비와 분장도구, 스튜디오와 편집실 등 웬만한 방송사 못지 않은 시스템도 갖춰져 있다.
데이비드 맥도널드 유튜브 스페이스 아태 총괄은 “하루 평균 40명의 창작자가 이곳을 이용한다”며 “10여명 직원이 상시적으로 창작자 콘텐츠 제작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로서는 이 사업이 실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콘텐츠를 다양화해 동영상 기반 SNS 생태계를 유튜브가 이끌어간다는 데 의미를 두고있다.
쿠마 씨는 1년만에 유튜브 구독자만 250만 명에 달하는 인기 패션 창작자로 거듭났다. 유튜브 지원으로 1인 방송을 시작했는데, 지난해엔 매주 1~2회 동영상을 올렸지만 올해부터는 인기에 힘입어 매일 유튜브 스페이스로 출근한다.
일본 연극단인 ‘게키단 스쿼시’는 단편 영화를 아예 이곳에서 찍고 있다. 2013년부터 유튜브 스페이스에서 영화를 제작 중인 그들은 ‘스토킹 뱀파이어2’라는 작품으로 2000만 뷰(유튜브 400만뷰)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맥도널드 총괄은 “유튜브 스페이스는 콘텐츠 제작자 학습·연결·창작을 돕고 혁신과 실험을 장려한다”며 “유튜브를 통해 세상에 창작자를 알리는 현관같은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유튜브 영상으로 전세계 팬들과 소통하는 창작자가 급부상하면서 이들을 지원하는 창작 공간들도 하나 둘 늘어나는 추세다. 그는 “한국콘텐츠진흥원도 창작자에게 유튜브 스페이스와 비슷한 콘셉트의 공간을 마련했다고 들었다”며 “(콘진원이) 구글 자문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이 영상 기반 SNS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는 게임 분야에서도 드러난다. 구글플레이 게임 앱에서 모바일 게임을 하다 원하는 순간을 녹화해 유튜브에 공유하는 창작 기능도 12일부터 선보였다. 구글 유튜브 관계자는 “매달 1440억분 이상 게임 동영상과 실시간 게임 스트리밍 방송이
게임앱에서 게임을 선택한뒤 녹화 버튼을 누르고 모바일 카메라나 마이크를 통해 자신의 동영상과 게임 해설을 추가할 수 있다. 게이머도 1인 콘텐츠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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