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2시간을 달리자 경기도 평택 서탄면 일대 주황색 대형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경동나비엔’ 공장이다. 대지면적만 13만 2245㎡(약 4만평), 축구장 약 20개 크기의 서탄공장은 경동나비엔이 2020년 세계 보일러생산량 1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신축한 글로벌 스마트 생산기지다.
언론에 첫 공개된 경동나비엔 서탄공장은 주차장을 지하에 배치하는 파격적인 공장설계, 또 정문일대에는 잔디정원 조성으로 시외곽의 리조트 입구를 연상케했다. 내부에 들어갔더니 철공소 이미지의 보일러 공장이기보다 휴대폰, 반도체 공장과 같이 먼지하나 찾아보기 힘든 깨끗한 환경에 첨단설비까지 자랑하는 스마트공장이었다. 생산조립동에서 물류창고에 이르기까지 자동생산, 검수, 출하 설비를 갖췄고, 부품 1개 사용량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87m에 이르는 핵심조립라인은 개별 바코드가 찍힌 보일러케이스에서 시작된다. 케이스가 RFID(전파식별기)가 부착된 파레트 위에 올려지면 파레트가 라인을 따라 이동하며 케이스 내부에 보일러의 핵심부품인 열교환기, 펌프 등 100여개가지 모듈부품이 순서대로 장착됐다. 부품이 추가될 때마다 컴퓨터화면에 제작과정이 실시간으로 보여지는 것은 물론이다. 보일러 1기는 약 15분 동안 87m의 라인을 지나며 완성됐다.
자동라인 하나의 일 최대생산량(8시간기준)은 1200기로 25초당 1기를 생산할 수 있다. 완성된 보일러는 자동검수 장비를 지나고,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옆 물류창고로 자동으로 이동된다. 높이 60미터가 넘는 물류창고동에는 최대 6만 5000기의 보일러를 저장할 수 있으며, 대형 로봇 3기에 의해 자동적재 및 출하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서탄공장이 가동되면서 경동나비엔의 검수 전 보일러불량률은 150PPM(100만기당 150기, 0.015%)으로 기존대비 4배이상 개선됐으며, 앞으로 60PPM까지 끌어내릴 방침이다.
최재범 경동나비엔 대표는 “현재까지만 1400억원을 투자한 최점단 스마트공장으로, 내년께 6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연간 200만기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는 세계 최대 보일러 공장으로 완성시킬 것”이라며 “서탄공장은 향후 경동나비엔이 수출 1등을 넘어 세계 보일러 1등 보일러로 나아가는 글로벌 생산기지가 될 것”이라 설명했다.
경동나비엔은 2009년부터 서탄공장설계에 들어가 100번이상의 수정을 거쳐 2012년 착공, 2014년 1월 완공했다. 다만 내부 공장라인은 장비를 지속적으로 교체·발전시키며, 내년말께 완성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올해 생산능력은 보일러와 온수기 등 총 120만기로, 내년 라인증설을 통해 200만기에 다다를 예정이다. 최 대표는 “200만기의 매출을 확보할 경우 170만기 수준의 현재 1위를 제치고 경동나비엔이 세계최고가 될 수 있다”며 “미국·러시아를 비롯해 중국과 유럽수출을 강화해 판매량을 늘려가겠다”고 전했다.
지난 2006년 미국법인을 설립하면서 본격 해외진출에 나선 경동나비엔은 미국·러시아시장에서 온수기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는 보일러의 본고장인 유럽, 영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업체와 3년간 1500만달러규모의 계약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 결과 수출은 매년 두자리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2012년 1120억원이었던 수출량은 2013년 1406억을 거쳐 지난해에는 1551억원까지 성장했다. 올해도 3분기까지 1283억원을 기록하며 최대수출액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전체보일러 수출량의 70%이상을 경동나비엔이 담당하고 있다. 같은 기간 전체매출도 3700억원대에서 작년 4300억원까지 올라섰다. 올해는 3분기까지 3300억여원으로, 금융권에서는 연말 실적기대에 힘입어 첫 5000억원 돌파라는 목표도 세웠다.
최 대표는 “경동보일러 이름을 2006년 경동나비엔으로 바꿀 만큼 노력을 기울인 결과 수출이 전체매출의 40%를 넘어섰고,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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