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날씨로 연말특수를 누리지 못한 백화점들이 연초부터 사상 최대 규모 신년세일에 나선다. 불황에 날씨까지 따뜻해 올해 마지막 세일이었던 송년 세일 실적이 부진해 신년 세일로 넘어온 재고 물량이 역대 최대 규모이기 때문이다. 뒤늦게 겨울 의류 등을 장만하려는 고객들에게는 이번 주말부터 시작되는 신년 세일이 알뜰 쇼핑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등 국내 백화점업계는 2016년 첫 영업일인 다음달 2일부터 17일까지 16일간 신년세일에 돌입한다고 29일 밝혔다. 특히 내년 신년세일은 백화점 세일 역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세일에 참여하는 브랜드 숫자는 물론 물량도 과거 세일과 비교가 안되는 수준이라는 게 백화점 업계의 설명이다. 국내 1위인 롯데백화점의 경우 이번 신년 세일에 총 930개의 브랜드가 참여해 전년(800여개)보다 약 16%늘어났다. 세일 준비물량도 올해 9000억으로 전년 7500억 대비 20%증가했다.
백화점들이 이처럼 신년세일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올해 12월 매출이 기대보다 크게 부진하기 때문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12월은 연간 기준으로 매출 실적이 가장 좋은 달이며 1년 매출 중 차지하는 비중은 10%가 넘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백화점은 올해 12월 매출(추정치)이 작년보다 줄어 11월 매출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12월 매출부진이 심각한 상황인 셈이다.
12월에 백화점들이 재미를 보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날씨다. 기상청에 따르면 2014년 12월 월평균 기온은 -2.9도였으나, 올해 12월은 평균기온이 2.1도로 전년보다 5도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12월에 일산 킨텍스에서 출장세일 까지 했는데 따뜻한 날씨 때문에 객단가가 높은 두꺼운 아우터 판매가 부진했다”며 “이상기온으로 백화점 겨울특수가 실종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들은 남은 재고들을 신년세일에 대거 방출한다. 대표적인 제품이 겨울의류다. 롯데백화점은 ‘겨울 방한용품 10대 특보상품’ 1만개를 40~70% 할인 판매한다. 대표 상품은 정상가 대비 70% 할인된 ‘보니알렉스’ 사파리 점퍼 10만 8,000원, ‘크록스’ 방한화 3만 9,900원, ‘메트로시티’ 양가죽 장갑 1만원 등이다.
현대백화점은 패딩, 모피 등 아우터 상품을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무역센터점은 10층 문화홀에서 다음달 2일부터 7일까지 ‘대한민국 모피대전’을 열고 이월 상품을 50~70% 할인 판매한다. 진도모피 밍크 베스트의 경우 240만원, 성진모피 블랙그라마 베스트는 199만원, 마리엘렌 밍크재킷은 190만원에 각각 판매된다.
또 천호점, 신촌점 등에서는 ‘아웃도어 겨울 상품 마감전’을 통해 노스페이스, K2 등 브랜드가 신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도 모피대전과 함께 인기 디자이너 브랜드인 부르다문 구스다운패딩을 19만8000원, 마담포라의 오리털 후드
백화점들은 모두 동일하게 빈폴, 폴로, 타미힐피거 등 트래디셔널 상품군의 시즌오프 행사를 벌인다. 브랜들에 따라 30~50%의 할인율이 적용된다. 롯데와 현대백화점의 경우 사은 행사로 첫 주말인 1월 2일, 3일 양일간 구매 고객에게 10% 상당의 백화점상품권도 증정한다.
[손일선 기자 /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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